미 관세에도 슈퍼사이클 여전…K전력기기, 증설 카드로 대응

관세 확정에 고객사와 보상 협상 중
2Q 실적, 관세 여파에 기대치 하회
‘슈퍼사이클’에 북미 공장 추가 증설

입력 : 2025-08-01 오후 3:15:45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미 양국이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에서 낮추기로 합의하면서 전력기기 업계의 ‘관세 리스크’ 부담도 일부 완화됐습니다. 관세 여파에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은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보단 부진한 실적을 냈습니다. 다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로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접어든 전력기기 업체들은 관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현지 공장 증설을 통해 역량을 더 키워간다는 방침입니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위치한 효성중공업 초고압 변압기 공장. (사진=효성중공업).
 
한미 양국의 상호관세가 확정되면서, 전력기기 업계는 고객사들과 긴밀한 협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전력기기 업체들은 고객사에 납부한 관세를 직간접적으로 돌려받는 협상을 진행 중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고객사와 보상 협상을 진행 중이며 좋은 방향으로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앞서 업계는 관세 역풍으로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0.5% 하락한 2091억원을 잠정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를 약 7% 밑돌았습니다. 특히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상반기 약 200억원을 북미 지역 관세로 부과했습니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의 약 10%가 관세로 빠진 셈입니다. LS일렉트릭도 2분기 영업이익 1068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9% 감소했습니다. 
 
다만 관세 부과에도 국내 전력기기 3사(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는 북미 지역에서 일감을 쌓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의 올해 2분기 북미 매출 비중은 35.1%를 차지했고, 같은 기간 LS일렉트릭도 북미 매출 비중이 33%로 나타났습니다. 효성중공업 역시 올해 2분기 기준 수주잔고가 2조1970억원까지 늘었습니다. 
 
업계는 ‘추가 증설’을 통해 대미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월 미국 앨라배마 제2공장 증설에 185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최근 증권사 대상 경영진 간담회에서 추가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7년부터 증설된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입니다. 
 
효성중공업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 증설을 내년 마무리하면서 추가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부터 경남 창원과 멤피스 지역의 변압기 공장 증설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LS일렉트릭 역시 북미 배전기기 자회사 MCM 엔지니어링의 배전기기 공장 증설을 검토 중입니다. 업계에서는 미국 현지 배전기기 업체를 인수합병(M&A)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상호관세 확정으로 업계 상황을 유심히 보고 있지만, 북미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에 관세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익 개선에 따라 증설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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