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냐 기회냐'…AI도 G2 '샌드위치'

고령화에 성장↓…AI 도입 성장↑
AI 미도입 땐 성장 두자릿 수 추락
AI 준비는 높은 편…인적자본은 개선 필요
"G2 기술 자급자족 심화 땐 '위축'"

입력 : 2025-02-10 오후 6:00:54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인공지능(AI) 우리나라에 위기이자 또 다른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성장둔화를 AI로 최대 12%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면 AI를 도입하지 않을 경우 2050년까지 16% 이상의 성장 추락이 예상됩니다.
 
그러나 혁신·경제통합, 디지털 인프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인적자본 활용과 노동시장 정책'은 풀어야 할 과제로 지목됩니다.
 
 
10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보면, AI 도입은 10년 내 우리나라 경제 생산성과 GDP를 각각 1.1~3.2%, 4.2~12.6% 높일 수 있다. (출처=한국은행)
 
AI 미도입 땐 GDP 16.5%↓
 
10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보면, AI 도입이 없다면 2023~2050년 동안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6.5% 감소(유엔 인구전망을 기반으로 성·연령별 노동소득분배율과 경제활동참가율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할 전망입니다.
 
이에 반해 적극적인 AI 도입과 활용을 시뮬레이션한 결과에서는 4.2~12.6%(시나리오3)를 높일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추산됐습니다. 한국경제의 생산성은 최소 1.1%에서 최대 3.2%(시나리오3)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시나리오1 경우도 AI의 도입 총요소생산성(TFP·노동·자본량 등 직접 투입요소 외 경영혁신·기술개발 부문 창출의 부가가치 지표)과 GDP가 각각 1.1%, 8.4% 늘었습니다. 시나리오2의 TFP와 GDP는 각각 2.1%,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뮬레이션 결과 AI 도입은 모든 시나리오에서 생산성 향상과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며 시나리오3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생산성·성장 효과는 향후 10년 이내 발생하며 시나리오3으로 추산할 경우 고령화와 AI가 GDP에 미치는 영향은 5.9%의 감소폭을 보였습니다.
 
AI 도입이 고령화로 인한 성장 저하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10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인공지능(AI) 준비 지수는 165개국 중 15위로 평가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AI 준비 지수, 높은 수준이나…
 
문제는 국내 일자리 중 절반 이상(51%)이 AI 도입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전체 근로자의 24%(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는 '높은 노출도, 높은 보완도' 그룹으로 AI에 따른 생산성 혜택을 본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다음 AI에 대체될 위험이 가장 큰 '높은 노출도, 낮은 보완도'에서는 사무 종사자의 비중이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여성, 청년층, 고학력·고소득층의 경우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예컨대 AI 노출도가 남성보다 높은 여성의 경우 낮은 보완도와 높은 보완도의 일자리가 고르게 분포하는 등 위험과 기회가 공존했습니다. 
 
AI 준비 지수는 165개국 중 15위로 평가했습니다. 주요 선진국 중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혁신 및 경제통합 3위, 규제 및 윤리 18위, 디지털 인프라 18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인적자본 활용과 노동시장 정책 측면은 24위로 개선 여지가 크다고 꼬집었습니다.
 
오삼일 팀장은 "인적자본 및 노동시장 정책은 선진국 중앙값보다 다소 낮다"며 "교육 및 재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딥시크 출시와 미중의 기술경쟁이 글로벌AI 산업발전에 기여하겠으나 다른한편으로 기술국수주의 심화 등을 통해 글로벌 및 우리경제 부담이 커지는 양면성에도 유의해야한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G2 AI 패권…기술국수주의 경계
 
한국 경제에 부담이 커지는 양면성도 경계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됩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 쇼크 등 G2(미·중)의 패권 경쟁은 기술 국수주의로 심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기봉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중기적으로 딥시크 출시와 미·중의 기술경쟁이 글로벌AI 산업발전에 기여하겠으나 다른한편으로 기술국수주의 심화 등을 통해 글로벌 및 우리경제 부담이 커지는 양면성에도 유의해야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미·중 견제 및 기술 자급자족이 심화될 경우 글로벌 GDP 5%에 이르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 생산성 위축 등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 중국이 육성하는 차세대 기술 분야가 AI, 양자컴퓨터, 우주항공 등으로 대동소이해 향후 기술 표준 분절의 비용이 1조달러에 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AI 산업을 뒷받침하는 반도체의 경우 우리나라가 아직 중국에 앞서고 있으나 미국의 기술견제 속에 중국의 추격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향후 5년 뒤 경쟁력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전체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는 범용 반도체의 경우 2~3년 내 중국이 추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통해 AI 생태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원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했습니다. 22대 국회 첫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나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가 AI데이터센터'를 만들어야 한다. 10만장 이상의 AI반도체 GPU를 가진 AI데이터센터로 AI산업을 지원하자"며 "AI 부트캠프(전문인력 집중양성기관)를 만들고 AI 기술인력을 10만명까지 양성, AI 산업을 전략자산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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