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디지털 시대 지나고 인공지능(AI) 시대가 오지 않았느냐. 그런데 정치는 아날로그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대통령 재임 중 규제개혁을 추진한 바 있는 이 전 대통령이 오 시장에게도 규제개혁을 주문한 겁니다. 공교롭게도 오 시장은 이날 오전 '규제개혁을 통한 5% 성장론'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 청계재단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해 1시간가량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배석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우선 오 시장이 이달에 낼 신간인 '다시 성장이다'를 언급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지금 이 시점에 가장 필요한 게 성장이다. 성장하려면 규제개혁 해야 된다"며 "우리는 규제 너무 많다. 디지털 시대 지나고 인공지능(AI) 시대가 오잖느냐. 그런데 정치는 아날로그 시대"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정치권은) 표 얻기 위한 정책을 하고 있다"며 "성장은 국가성장, 기업성장(인데) 표 얻기 위한 정책을 쓰니까 우리가 발전에 한계가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민주당의 탄핵소추로 인해 직무가 정지된 한덕수 총리에 대해선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의 말이 끝난 후 오 시장은 "오늘 아침 제가 서비스정부론을 내놨다"며 "정부는 기업들이 어려운 것을 해결해 주는 서비스가 주 임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화답했습니다.
이어 "스타트업부터 해서 스케일업 해 유니콘기업, 대기업으로 가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난관 돌파해야는데 그것을 걷어내 주는 것이 정부의 존재 이유라는 면에서 서비스 정부가 되면 경제성장이 가능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의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습니다.
면담이 끝난 후 김 부시장은 영포빌딩 1층 로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지금 있는 외교적인 문제(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다"며 "'대한민국이 조속하게 리더십 세우기 위해서 한 총리가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 '조속한 복귀를 통해서 국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있는 성장과 경제에 관한 문제, 외교에 관한 문제가 거의 면담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며 "두 분께서 모두 현실 정치, 현 시국에 대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 대한 걱정과 염려에 관한 이야기들을 나눴다"고 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 청계재단 사무실에서 만나 나란히 서있다. (사진=서울시)
여당의 대권 주자들은 차례로 이 전 대통령 예방을 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9일에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같은 달 12일은 홍준표 대구 시장이 이 전 대통령을 만난 바 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