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LG헬로비전, 순손실 1000억 돌파…자금 유입도 '비상'

지난해 유·무형자산평가손실만 1061억원 달해
매출채권회전일수 109일에 현금 유입 속도 감소
지난해 부채비율 180.02%로 '상승'

입력 : 2025-03-1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LG헬로비전(037560)이 지난해 순손실 1000억원을 넘기면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LG헬로비전은 최근 유료방송 시장의 어려움으로 유·무형자산 평가손실만 1061억원에 달해 당기순손실은 확대되고 자본총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3년간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늘어 자금 유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보유 현금은 다소 줄었다. 올해 신성장동력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지만 부채 부담이 늘어 재무 건전성 제고가 필요해 보인다.
 
(사진=LG헬로비전)
 
CJ헬로비전 영업권 손상차손 지속에 당기순손실 확대
 
1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헬로비전 지난해 매출은 1조1964억원으로 전년 1조1903억원보다 0.5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35억원을 기록해 전년 474억원보다 71.55% 감소했다. LG헬로비전 당기순손실은 3년째 이어지며 해마다 늘고 있다. 당기순손실은 2022년 260억원에서 2023년 454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1062억원을 기록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순손실이 2배 이상 급증한 것은 기타영업외비용으로 1415억원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유형자산손상차손으로 992억원(70.10%)에 달했다. 2023년 유형자산손상차손이 11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87배 가량 급증했다. 여기에 무형자산손상차손도 2023년 0원에서 지난해 69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유·무형자산손상차손이 늘어난 배경은 유료방송 시장의 어려움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기타영업외비용에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항목은 영업권손상차손으로 지난해 245억원(17.33%)에 달했다. 영업권 영업권손상차손은 2022년 600억원에서 2023년 845억원으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245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지난해까지 누계된 총액은 5892억원에 달한다. 지난 2019년 LG유플러스(032640)가 CJ헬로비전을 인수할 당시 반영된 영업권 손상차손이 현재까지 이어졌다.  
 
순손실이 늘어남에 따라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은 감소세가 뚜렷하다. 이익잉여금은 지난 2022년 2419억원에서 2023년 1817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 604억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자본이 빠르게 줄고 있어 올해 턴어라운드를 하지 않는다면 조만간 자본잠식 위험도 엿보인다. 자본총계는 2022년 6255억원에서 2023년 5653억원, 지난해 4441억원으로 줄곧 감소했다. 현재 자본금은 1936억원이며 자본총계와 격차는 2022년 4319억원에서 지난해 250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유료방송 시장의 어려움이 영업권과 방송 장비, 소프트웨어 등 유·무형 자산 평가에 반영되어 손상이 발생했다"라며 "이는 현금흐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당기순이익에 반영됐다"라고 말했다. 
 
 
 
자금 유입 속도 둔화한 반면 부채 부담 늘어 '빨간불'
 
무엇보다 현재 LG헬로비전의 자금 유입 속도는 상당히 지연되고 있다. 매출채권회전율과 재고자산회전율이 상당히 감소해 실제 현금 곳간이 차오르는 속도는 느려졌다. 현금 곳간이 줄어든 상태에서 올해 LG헬로비전은 신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지만, 부채 부담은 늘어난 가운데 재무 건전성 회복은 과제로 남아 있다.
 
LG헬로비전 유동자산은 2023년 4113억원에서 지난해 4595억원으로 늘어나 유동성 자체는 양호한 편이지만,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늘어 현금 유입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 매출채권은 2022년 1650억원에서 2023년 1974억원, 지난해 2071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회전율은 2022년 4.52에서 2023년 3.84, 2024년 3.32로 감소했다. 회전율이 낮을수록 자금 유입이 원활하지 않다는 의미로 매출채권이 실제 현금으로 회수되는 매출채권회전일수는 2022년 80.75일에서 지난해 109.94일로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재고자산도 2022년 67억원에서 2023년 103억원, 지난해 519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재고자산회전율도 2022년 138.89에서 2023년 139.88로 줄고 지난해 38.46으로 급감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을수록 재고가 매출액에 반영되는 속도가 느리다는 뜻으로 재고자산회전일수는 2022년 2.63일에서 지난해 9.49일로 확대됐다. 다만, 상품 매출은 2023년 2163억원에서 지난해 238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교육청과 스마트단말기 공급 계약을 맺어 수주 총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702억원에 달해 올해는 재고자산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현금 곳간이 줄어든 가운데 현금창출력도 다소 부진한 것이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1925억원에서 2023년 890억원으로 반토막 났고, 지난해 83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의 취득을 뺀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겨우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879억원으로 전년 843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덕에 지난해 FCF는 5억원을 냈지만, 2022년 FCF 1000억원에 비하면 과소하다.
 
이에 외부 자금 조달 가능성은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LG헬로비전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홈 사업과 교육, 상품 렌탈 등 신사업을 확대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지난 1월에는 1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이 중 단말류를 구입하기 위한 운영자금으로 372억원을 사용키로 했다. 
 
다만, 자본에 비해 부채 규모가 늘면서 재무 건전성은 악화되고 있다. 부채총계는 2022년 8025억원에서 2023년 7541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7994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영업권 손상 등으로 순손실이 늘고, 자금 유입 속도가 둔화되면서 자본이 줄고 부채비율은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2022년 128.29%에서 2023년 133.39%, 지난해 180.02%로 증가했다.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위험 수준으로 간주하므로 주의가 필요한 상태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자산 손상이 반영된 부분이 있고 부채비율의 경우 자본 감소로 인해 증가했지만, 부채 규모 자체는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라며 "본원적 사업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홈과 지역에서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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