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식단 변화로 개인의 장 건강과 지구 환경을 개선한다는 내용으로 ChatGPT가 만든 이미지)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건강한 장의 비밀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라는 제목의 지난주 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사는 세계 어디서나 장 건강에 대해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기사의 핵심 내용은 장내 세균은 자신만의 음식 선호도를 갖고 있다는 것, 그리고 다양한 식물을 섭취하면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 다양한 유익한 박테리아가 번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비건, 채식인(채식주의자라는 표현 대신에 사용), 잡식인 등 모든 사람이 다양한 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 군집의 균형을 유지하는 강력한 방법’이라고 썼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연구는 지난 1월 <네이처 마이크로바이올로지(Nature Microbiology)> 저널에 발표된 “비건, 채식인, 잡식인 식단의 미생물 군집 특징과 2만1561명 개개인의 건강(Gut microbiome signatures of vegan, vegetarian and omnivore diets and associated health outcomes across 21,561 individuals)”이라는 논문을 말합니다. 이탈리아 트렌토 대학과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등 연구자들에 의해 수행된 이 연구에서는 앱을 사용하여 그들이 정기적으로 먹는 음식에 대한 자세한 설문지에 응답했는데, 그들의 식단은 잡식인(omnivore, 육류, 유제품, 식물성 식품 포함 골고루 먹음), 채식인(vegetarian, 육류 제외하고 먹음), 비건(vegan, 동물성 식품 제외하고 먹음) 등 세 가지로 분류했는데, 잡식인은 1만9817명, 채식인은 1088명, 비건은 656명이었습니다.
이 논문의 교신저자인 니콜라 세게타(Nicola Segata) 이탈리아 트렌토대학 교수는 내셔널 지오그래픽과의 인터뷰에서 “DNA 기술을 사용하여 참가자들의 대변 샘플을 분석했고, 이를 통해 참가자들의 미생물 군집에서 증식하는 다양한 유형의 박테리아를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비건이나 채식인의 장에서는 유익한 미생물이 더 많아
이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과일, 채소, 통곡물과 같은 식물성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할 때, 장에는 건강한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와 관련된 미생물 등 ‘유익한’ 박테리아가 더 많이 존재하고 염증은 더 적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비건이나 채식인의 장에서는 이들 유익한 미생물이 가득했습니다.
잡식인, 특히 붉은 육류를 섭취하는 사람들은 장내 미생물 군집에 더 많은 ‘유해한’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었는데, 이 박테리아 가운데는 염증성 장 질환이나 대장암 발병 위험성과 관련 있는 박테리아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장내 미생물 군집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곰팡이, 기생충 등 장내에 서식하는 유기체들의 집합체를 말하는데, 식물성 식품을 더 많이 섭취하면 유익한 박테리아가 더 많이 생성되어, 붉은 육류나 가공된 육류를 섭취할 때 생기는 건강에 좋지 않은 박테리아의 수를 잠재적으로 억제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식습관 변화로 개인의 건강과 지구의 건강 증진 가능
이탈리아 트렌토대학과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등의 연구진은 이 논문의 뒷부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의 연구는 인간이 자신의 장내 미생물 군집을 빚을(shape)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간단한 식습관 선택을 통해 직접적으로, 그리고 농업과 식품 생산 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전자는 개인의 건강 증진을, 후자는 지구 환경의 건강한 변화를 말하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가공되지 않은 식물성 식품이 부족한 식단은 다른 어떤 위험 요인보다 더 많은 사망을 유발하며, 심혈관 질환, 암, 제2형 당뇨병이 식단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건강에 좋지 않은 식단은 환경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동물성 식품은 기후, 토지 및 담수 사용, 생물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해 식물성 식품보다 지구 환경에 더 큰 영향을 준다. 따라서 질병 위험과 환경에 비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줄이는 식물성 식품의 비율을 높이는 식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개선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리한 내용을 ‘장 건강을 위한 식습관 변화의 원칙 5가지’로 만들었습니다.
● 다양성을 중시할 것 : 매일 점심 샐러드의 기본 재료로 케일을 사용한다면, 케일을 좋아하는 박테리아를 주로 먹이는 것이지, 양배추, 브뤼셀 콩나물, 퀴노아를 좋아하는 박테리아도 함께 먹이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미생물을 모두 먹이면, 몸에 다양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단쇄 지방산이 생성됩니다. 다채로운 식물에는 항염증 작용을 하는 박테리아를 촉진하고 다양한 항산화제를 포함한 식물성 영양소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다양성 중시는 다양한 영양소의 섭취를 위해서도 중요한 원칙입니다.
● 가공식품보다 과일, 채소, 콩류, 곡물, 견과류, 씨앗류를 먹을 것 : 과일, 채소, 콩류, 곡물, 견과류, 씨앗류를 직접 섭취하는 것과 비교할 때, 가공된 식품을 섭취한다면 미생물 군집은 동일한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입니다. 가공된 식품에는 소금, 설탕, 포화지방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장내 유해균 증식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비건들의 장에는 치즈나 요구르트 같은 발효 유제품에 들어 있는 건강에 좋은 프로바이오틱스가 부족합니다.
● 동물성 단백질은 까다롭게 선택할 것 : 고기를 먹고 싶다면, 동물성 단백질에 대해 까다롭게 선택하는 것과 얼마나 자주 먹는지가 핵심입니다. 지중해식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붉은 고기를 먹지만, 규칙적으로 먹지는 않습니다. 해산물과 살코기 가금류가 더 일반적인 단백질 공급원(일주일에 2~3인분 정도)이고, 식사는 견과류와 올리브오일, 저지방 유제품, 통곡물, 과일과 채소와 같은 건강한 지방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 섬유질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질 것 : 섬유질에 집중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섬유질이 여러분의 장내 미생물이 먹는 물질이라는 것을 기억하세요. 성인은 하루에 약 22~34g을 섭취하는 것이 이상적이며, 이 기준을 충족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접시의 절반은 과일과 채소로 채우고, 나머지 절반은 통곡물과 단백질로 균등하게 채우십시오.
● 매일 아침 식사를 바꾸도록 노력할 것 : 매일 아침 식사를 바꾸도록 노력하십시오. 오트밀을 주로 먹는다면 월요일에는 딸기를, 화요일에는 얇게 썬 바나나를 얹어보십시오. 매주 식사 준비를 위해 항상 고구마, 적양파, 브로콜리를 굽는다면, 하나만 새로운 채소로 바꿔 먹으면 식단에 다양한 섬유질과 영양소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채소는 다양합니다. 섬유질이 함유된 음식도 정말 다양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채소를 찾아서 먹으면 됩니다.
(사진=식단에 변화를 주라는 내용으로 ChatGPT가 만든 이미지)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