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설' 속 한국GM 노사 방미 계획…협력사도 '촉각'

한국GM 노사, 15~22일 현지 공장 방문
2013년 이래 위기 때마다 '철수설' 부상
"제작사 차종 1대 줄이면 부품사 줄도산"

입력 : 2025-03-10 오후 3:59:20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 방침에 또다시 '철수설'에 휩싸인 한국GM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노사 공동 방문단을 꾸려 미국 본사를 찾기로 했습니다. 내수 시장보다 수출 물량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GM 상황에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는 매출 하락과 직결될 수 있기에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손을 맞잡은 모양새입니다. 아울러 GM과 연결된 협력사들도 철수 여부에 따라 사업의 존폐가 갈리는 만큼 이번 방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헥터 비자레알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사장 겸 CEO가 작년 6월26일 서울 강남구 더 하우스 오브 지엠에서 열린 '리릭 인스퍼레이션 나이트'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한국GM 노사가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미국 미시간주 GM 본사, 현지 공장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GM 노사 방문단은 임원 간담회에 참석해 GM 글로벌 전략이 한국GM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 신차 생산 계획 등에 대해 논의하면서 철수설을 잠재운다는 계획입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예고로 촉발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 전략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한국GM 철수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3년 GM이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 철수를 결정하면서, 당시 유럽으로 수출되는 소형차(스파크, 트랙스 등)를 주로 생산했던 한국GM의 주요 수출 시장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때 한국GM의 수출 물량 감소로 철수설이 처음 대두된 바 있습니다. 2018년 2월에는 GM이 군산공장을 5월 말까지 폐쇄한다고 발표하면서 또다시 철수설에 불이 붙었습니다. 군산공장은 생산능력 대비 20% 미만으로 가동 중이었고, GM은 이를 “구조조정의 첫 단계”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해 4월 한국 정부와 GM은 협상을 통해 한국GM을 살리기로 합의해 GM은 10년간 한국 사업을 유지하고 28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으며, 산업은행은 약 5000억원의 자본을 투입했습니다. 이로써 당장의 철수 위기는 넘겼지만, 경영 사정에 따라 철수설은 언제든 다시 부상할 수 있습니다.
 
한국GM 철수와 관련해 또다른 문제는 철수설이 고개를 들 때마다 완성차보다 기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는 점입니다. 한국GM 협력사 모임인 협신회에 따르면, 1차 협력사는 276곳, 2차와 3차 협력사를 포함하면 약 3000곳에 달합니다. 자칫 한국GM이 철수하게 될 경우 협력업체들이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자동차 산업 자체가 흔들릴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완성차 제작사는 차종 1대를 줄인다고 하지만, 부품사는 망가진다. 연쇄 파동이 생기면서 부도까지 발생한다"며 "부품사 종사하는 인원 자체가 몇십만명이기 때문에 심각성이 큰 만큼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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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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