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해 7년치 수주잔고를 쌓은 LIG넥스원이 올해도 해외 수출 확대를 통해 성장 기반을 견고히 다질 계획입니다. 특히 최근 3년간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수출 성과를 기록한 LIG넥스원은 올해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 새로운 국가와 다양한 유도 무기체계 계약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LIG넥스원의 비궁. (사진=LIG넥스원)
1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의 작년 기준 수주잔고는 20조141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작년 연간 매출엑인 3조2771억원 대비 6배 높은 수치입니다. 유도무기 분야에서 시장 지위가 높은 LIG넥스원은 자사 핵심 제품인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을 통해 이같은 탄탄한 수주잔고를 축적해 왔습니다.
특히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부터 작년까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등 중동시장에 천궁-II의 조단위 대형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UAE와 3조7000억원 규모의 천궁-II 납품 계약을 시작으로 지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2500억원, 작년 이라크와 3조70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중동 내 주요 3개 국가에 천궁-II 공급으로 ‘K-방공망 벨트’를 완성시킨 것입니다.
천궁-II로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LIG넥스원은 올해 새로운 품목의 무기체계를 통해서도 외연 확장를 노리고 있습니다. 업계는 올해 LIG넥스원이 유도로켓인 ‘비궁’과 함대공미사일인 ‘해궁’의 수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연안 방어와 소형 고속정 요격에 특화된 무기체계인 비궁은, 현재 미국과 연내 계약이 유력합니다. 지난해 7월 하와이에서 열린 환태평양훈련 ‘림팩’(RIMPAC)에서 미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 최종 평가에 통과하면서 눈에 들었습니다. 계약 규모는 수천억원대로 추정됩니다. 미국과 납품 계약을 성사시킬 경우, 동맹국인 호주와 필리핀 등으로까지 추가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받고 있습니다.
대함 미사일과 항공기 요격을 목적으로 하는 근접 방어 체계인 해궁은 말레이시아에 연내 수출이 점쳐집니다. 말레이시아는 당초 러시아로부터 무기체계를 공급받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공급망이 불안정해진 상태입니다. 이에 따라 LIG넥스원의 천궁-II와 해궁 등 유도 무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놓칠세라 LIG넥스원 임직원들은 지난해 5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막한 방산전시회 ‘DSA’(Defence Services Asia)에 참가, 말레이시아 군 관계자들에게 천궁-II와 해궁의 기술력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상현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은) 지난해 신규수주 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문의가 오고 있어 수출국가수를 30개국에서 50개국으로 꾸준히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라며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받았던 비궁 사업도 올해부터 2027년 사이 수주 기대감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