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엔터 확장 딜레마)②SM, 영업권 손상 '눈덩이'…사업 재편 본격화

지난해 주요 종속회사 순손실만 832억원 기록
비핵심 자산 매각 및 음악 부문 중심으로 변화
실제 디어유 지분 11.4% 추가 취득 지배력 강화

입력 : 2025-03-14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6: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엔터사들이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본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지만, 매출 성장과 함께 손실 역시 확대되며 '양날의 검'이 되고 있다. 하이브와 SM은 팬 플랫폼, 게임, 드라마 제작 등 여러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나 대부분 적자를 내며 모회사의 순이익을 잠식하고 있다. 반면, YG와 JYP는 음반 및 MD 관련 자회사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지만 일부 기타 자회사에서는 지속적인 손실이 발생해 재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엔터사의 자회사별 실적을 분석하고 향후 사업 방향성을 점검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에스엠(041510)(SM엔터테인먼트)은 추진 중인 ‘SM 3.0’ 전략에 주력하며 사업을 재정비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디어유(376300) 지분을 추가 취득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팬 플랫폼 사업을 확장키로 했다. 현재 SM은 자회사 개수가 39개에 달해 몸집은 커졌지만, 지속되는 자회사들의 순손실로 영업권 손상차손이 커졌다. 지난해 에스엠컬처앤콘텐츠(SM C&C(048550))를 비롯해 키이스트 등 주요 종속법인 순손실만 800억원이 넘는 가운데 SM은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음악 부문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할 방침이다.
 
디어유 직간접 지분만 45% 넘겨 팬 플랫폼 사업 확대 
 
12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M은 최근 디어유 지분 11.4%를 1356억원에 추가 취득해 연결 자회사로 편입했다고 공시했다. 현재 SM스튜디오스·SM 재팬·에브리싱 재팬 등 SM 자회사가 보유한 디어유 지분은 33.7%다. 이번 주식 취득으로 SM엔터가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디어유 지분은 45.1%로 늘어나 디어유에 대한 SM의 지배력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SM은 최근 본업인 음악 산업과 관련된 핵심 자산에는 투자를 확대하고 비핵심자산은 매각해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SM 측에 따르면 이번 지분 취득은 ‘SM 3.0’ 전략의 일환으로 지적재산권(IP)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것이다. 하이브(352820)의 위버스 플랫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올해 상반기 안으로 새롭게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팬 플랫폼 ‘베리즈’에 대항해 팬 플랫폼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JYP 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도 디어유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SM-디어유-JYP엔터테인먼트로 이어지는 협업 전선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장철혁 SM 공동대표는 “이번 디어유 지분 추가 취득은 SM 3.0 전략이 추구하는 IP 비즈니스의 확장을 위한 중요한 결정”이라며 “디어유와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해 글로벌 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본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자회사들은 지분을 매각해 자산을 유동화할 방침이다. SM은 배우 기획사이자 드라마·영상콘텐츠 등을 만드는 제작사 키이스트를 매각키로 했다. 키이스트 최대주주는 SM의 또다른 주요 자회사 SM스튜디오스로 키이스트 지분 28.4%를 보유하고 있었다. SM스튜디오스는 SM엔터테인먼트 재팬이 갖고 있는 지분 5.3%를 포함해 총 33.71%에 달하는 키이스트 지분 전부를 매각해 370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SM은 광고·콘텐츠 제작사인 SM C&C 매각도 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지난해 2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자금 28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SM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키이스트 매각 건은 최근 비핵심 자산들 매각을 진행 중인 것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자회사만 40여개 달해 매출 기여했지만순손실도 '확대'
 
SM엔터테인먼트 지난해 매출은 9899억원으로 2023년 9611억원보다 3.0% 증가하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875억원으로 전년 1135억원보다 22.8%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억원으로 전년 827억원보다 99.4% 급감했다.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543억원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영업권 손상차손이 늘어남에 따라 연결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SM의 사업 구조 개편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4대 엔터 상장사(하이브·SM·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JYP)에서 SM은 종속사가 총 39개에 달해 하이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종속사를 갖고 있다. 하이브는 종속사 71개를 보유하고 있다. SM은 아티스트와 연계된 음원·음반, 콘서트, 굿즈(MD) 등 본업 외에도 각종 종속사에서 광고, 드라마 제작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연결회사 실적에 따라 매출도 증가했지만, 대부분 순손실이 나고 있어 영업권 손상차손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SM 매출이 확대된 이유는 본업인 소속 아티스트 콘서트와 굿즈(MD)·라이선싱 등 매출이 증가하며 선방했기 때문이다. 콘서트 매출은 지난해 4분기 225억원을 기록해 2023년 4분기 119억원보다 88.2% 상승했다. 같은 기간 MD·라이선싱 매출은 지난해 4분기 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337억원보다 51.9% 증가했다. 엔시티 위시 12회, 엔시티 드림 9회, 동방신기 9회 등으로 콘서트 매출이 증가하면서 공연과 연계된 응원봉을 포함한 굿즈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요 종속법인 합계 매출도 지난해 4분기 1354억원으로 전년 동기 1300억원보다 4.1% 신장하면서 모회사에 보탬이 됐다. 키이스트(KEAST)의 경우 별들에게 물어봐, 다리미 패밀리 등 드라마 제작이 확대된 덕에 매출은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키이스트 매출은 21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커졌다. 아울러 SMC는 아티스트의 일본 활동 증가로 지난해 4분기 매출은 2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22억원보다 65.7% 급증한 수치다. SM BM도 공연과 기획 굿즈 출시로 매출은 지난해 4분기 19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53억원보다 26.3% 증가했다.
 
반면 주요 종속법인 6곳은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손실 규모는 줄었지만, 적자가 지속되면서 연결 모회사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광고와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자회사 에스엠컬처앤콘텐츠(SM C&C)의 경우 지난해 순손실만 148억원에 달했다. 순손실은 2023년 4분기 98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164억원으로 크게 늘었는데 같은 기간 매출이 426억원에서 334억원으로 21.7%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 증가에 기여한 키이스트와 SMC도 지난해 순손실은 각각 56억원과 3억원을 기록했다. SMLDG만 유일하게 5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주요 종속법인 합계 순손실은 832억원에 달했다. 한편 지난해 3분기 디어유 당기순이익은 189억원으로 이번 지분 취득으로 자회사로 편입돼 영업권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M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순손실이 감소한 것은 영업권 평가 손실이 회계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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