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K-수출'…회복은커녕 '잿빛'

관세 대응 '판짜기'…실효적 전략 '미지수'
문제는 시간이 없고 예사롭지 않아
대미 자동차(중고차 포함)·신차 수출↓
3월 초 수출 증가?…박근혜 탄핵 때보다 못해
"수출 하강 시작…내수 강화로 보완해야"

입력 : 2025-03-13 오후 4:28:19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통상·외교 미국행에 이어 관세발 산업별 리스크 대응, 수출바우처 등 민관이 다각적인 모색을 찾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양대 버팀목으로 지탱하던 반도체·자동차 수출이 올해 초부터 안 좋은 조짐을 보인 데다, 3월 초 전체 수출액도 박근혜정부(직무정지 기간 포함, 2017년 3월10일 탄핵일) 마지막 날인 지난 2017년 수준보다 악화됐기 때문입니다. 당시 8년 전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석 달째를 맞는 등 이번 2기 때와 유사한 시점입니다.
 
 
13일 <뉴스토마토>가 올해 3월 1~10일 수출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3월 초 수출액은 8년 전인 2017년 3월 초 수출액(143억 달러)보다 2.80% 추락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8년 전보다 못한 3월 초 수출 
 
13일 정부와 수출기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대미 외교통상 액션행보와 함께 수출기업 수출 바우처, 주요 품목별 수출 리스크 대응안 마련 등 미국 관세 대응을 위한 새판 짜기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253개에 대한 '25% 관세'를 발효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철강산업의 대내외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고심 중입니다. 이달 안 전략 방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나 급격한 통상 환경 변화에 실효적인 대응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이날 "높은 불확실성을 상수로 보고, 고부가제품 중심 투자 및 수출 전략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달라"고 관련 업계에 요청한 상태입니다.
 
문제는 시간이 없다는 점입니다. 범정부 비상수출대책을 가동한 정부는 그동안 공급망 안정화와 주요 품목별 수출 동향, 리스크를 점검해왔지만 벌써부터 조짐이 예사롭지 않은 형국입니다.
 
앞서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등의 주관으로 열린 '미 신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환경 변화 분석'을 보면, 올해 1월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중고차를 포함해 약 3조2000억원(22억3100만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7% 급감했습니다.
 
신차 수출 감소율은 36% 추락한 상황입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자동차산업은 반도체와 더불어 수출의 양대 버팀목으로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아직 미국의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지만 불확실성 자체가 시장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이라고 말했습니다.
 
3월 1~10일 전체 수출액에서도 잿빛 전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1~10일 135억달러에 그친데 이어 올해 3월 초 수출액도 139억달러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올해 3월 초 수출액은 8년 전인 2017년 3월 초 수출액(143억달러)보다 2.80% 추락한 수준입니다. 2017년 3월10일은 박근혜 탄핵일이자 직무정지 기간을 포함한 박근혜정부 마지막일입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초기 시점과도 유사합니다.
 
더욱이 문재인정부 말기인 2022년 3월1~10일 수출액(187억 달러)보다 26% 급락한 상황입니다.
 
 
10일 경기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수출 엔진, 성장 견인력 급감"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지난 2000년 이후 1~2월 총수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경우는 2002년, 2009년, 2015년, 2016년, 2019년, 2020년, 2023년 등 7번입니다. 이 중 2002년을 제외한 모든 연도의 연간 수출이 감소했던 사례를 볼 때, 올해 남은 기간 수출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추산했습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 경기 하강 시작"이라며 "주요 품목 및 주요 시장 수출의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수출 경기가 예상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1~2월 수출 기준 품목별로는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11개 품목이 감소했으며 지역별로는 우리 주력 수출시장인 아세안으로의 수출은 증가했으나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향후 수출 경기가 본격적으로 하강하면서 경제 성장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며 "지금도 수출(국민계정)의 경제 성장 기여도는 추세적으로 급감하고 있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2016년 12월~2017년 3월) 직후 한국경제의 펀더멘털이 취약하지 않았던 이유는 수출 경기 호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주 경제연구실장은 "당시 연간 수출(통관 기준)증가율은 2016년의 -5.9%에서 2017년 15.8%로 급증한 바 있다. 그러나 2025년 수출증가율은 2.7%(현대연 전망)로 2024년의 8.1%에서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수출전망치는 세계 경제가 '중성장'을 보인다는 전제하에서 예측된 것이기 때문에 만약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과 중국의 디플레이션(Deflation)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Recession) 국면에 진입한다면, 수출 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경제 성장의 동력을 완전히 상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향후 한국 경제는 수출 엔진의 성장 견인력 급감을 내수 엔진의 출력 강화로 보완해야만 하는 상황이며 이는 결국 향후 소비와 건설투자의 회복 여부 문제로 판단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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