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돼지 간 인간 이식 성공…이종이식 새로운 장 열릴까

중국 외과의사들 유전자 편집 돼지 간 이식 성공
학술지 Nature "뇌사 상태 이식 수혜자에서 정상적인 담즙과 간 단백질 생성해 기능 유지"

입력 : 2025-03-28 오전 10:01:33
이번 이종이식에서 간을 기증한 돼지. (사진=Nature 논문)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중국의 외과의사들이 유전자 편집을 통해 돼지의 간을 인간에게 이식한 첫 번째 사례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진은 3월26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논문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이종 간 이식(Gene-modified pig-to-human liver xenotransplantation)’을 통해 뇌사 상태의 이식 수혜자 내부에서 돼지 간이 정상적인 담즙과 간 단백질을 생성하며 기능을 유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간 이식 대기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중국 시안시 시징병원의 외과의사 린 왕은 “이것은 대단한 성과다”라고 말했다고 CNN은 보도했습니다. 돼지 간을 임시 간으로 사용하여 환자의 간이 회복될 때까지 시간을 벌거나, 적합한 간 이식 기증자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중요한 역할이 기대된다는 것입니다.
 
유전자 편집 돼지 간 이식의 과정과 결과
 
이번 연구에서는 6개의 유전자를 편집한 돼지의 간을 뇌사 상태의 수혜자에게 이식했는데, 이후 10일 동안 간 기능, 혈류역학, 면역 및 염증 반응을 면밀히 분석했습니다. 이식된 돼지 간은 이식 후 2시간 만에 담즙을 생성하기 시작했고, 10일째에는 그 양이 66.5ml까지 증가했습니다. 돼지 간에서 추출한 알부민 수치도 점차 증가했습니다. 혈류 속도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혈소판 수치는 수술 직후 감소했으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습니다. 조직학적 분석 결과, 돼지 간은 거부 반응의 징후 없이 잘 재생되었고, 돼지 간이 연구가 완료될 때까지 기능을 유지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종이식의 도전과 가능성
 
이종 간 이식(Xenotransplantation)은 신장이나 심장 이식보다 훨씬 복잡한 도전 과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뉴욕대학교 랭곤 건강센터의 외과의사 아담 그라이스머(Adam Griesemer)는 Science News와의 인터뷰에서 “간은 매우 복잡한 기관이며, 단순한 혈액 펌프 역할을 하는 심장이나 신장과는 달리 다양한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간은 혈액 해독, 담즙 생성, 에너지 저장, 혈액 응고 인자 생성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이식 후 모든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간부전 환자를 위한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의료계의 커다란 숙제입니다. 미국에는 약 1만명의 환자가 간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신장 이식 대기 환자들이 투석을 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간부전 환자들에게는 장기적인 대체 치료법이 거의 없어서 간 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국의 연구진은 <네이처> 논문에서 “최근 한 연구에서 간부전으로 뇌사 상태에 빠진 사람에게 돼지의 간을 외부적으로 부착하고 간 기능을 평가했는데, 이는 돼지의 간을 인간 질병 치료에 사용한 최초의 사례이다. 그러나 간 기능의 복잡성 때문에, 저희가 아는 한 이 실험 이전에 살아 있는 사람에게 간 이종이식이 수행된 적은 없다”라고 밝혀 이번 실험이 사상 최초로 이루어졌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연구진은 이어서 “우리 팀은 10년 이상 간 이종이식 연구를 수행해왔다. 2013년에는 중국에서 최초로 돼지에서 원숭이로 이종 간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식된 간과 이식된 원숭이 모두 14일 동안 생존했다. 그 이후 우리는 단독으로 또는 다른 그룹과 협력하여 돼지에서 원숭이로 간, 심장, 신장, 각막, 피부, 뼈 이종이식을 시행했고, 돼지에서 인간으로 피부 이종이식도 한 건 시행했다. 이 연구에서 우리는 병원 윤리위원회의 엄격한 감독하에 6개의 유전자를 편집한 돼지의 간을 뇌사자에게 이식했다”라고 밝힘으로써 이번 연구가 오랫동안 축적된 이종이식 경험의 산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래 전망과 연구 방향
 
연구팀은 돼지의 일부 유전자를 제거하고 인간 유전자를 삽입한 ‘미니 돼지’를 이용해 거부 반응을 줄이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식된 돼지 간은 정상적으로 기능했고, 염증 세포의 축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가 인간이 돼지 간을 일정 기간 견딜 수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연구자들은 가족의 요청에 따라 10일 만에 실험을 종료하고 수혜자의 몸은 가족에게 돌려보냈습니다.
 
이 연구에 대해 세계 언론이 집중적인 관심을 보인 것만 보아도 간 이식 기술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가 곧바로 간 이식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그라이스머 박사는 사이언스뉴스(Science News)와의 인터뷰에서 “영장류 실험에서도 돼지 간 이식 후 동물들이 오래 생존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라고 지적하면서 돼지 간이 인간의 몸속에서 지속적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간 이식 대기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지의 여부는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라는 연구진의 말을 보더라도 더 많은 연구와 실험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연구가 다양하게 이루어질 경우, 향후 간부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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