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개정안 '거부권' 반발…이복현, 사의 표명

"대통령 있었다면 거부권 행사 하지 않았을 것"
"지나치게 정쟁화 …양측이 절차 미학 발휘해야"
임기 2개월 남아…윤 탄핵 선고 이후 결정될 듯

입력 : 2025-04-02 오전 10:07:31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상법 개정안 재의 요구권 행사에 '직을 걸었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일단은 김병환 금융위원장 등의 만류로 반려된 상태입니다. 이 원장의 거취는 윤석열 씨 탄핵 선고 이후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사의를 표명했지만 오는 3일 열리는 거시경제 금융현안간담회의(F4 회의) 등 직무수행은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 임기는 오는 6월 5일까지로 2개월여 남았습니다. 
 
이 원장은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한 향후 거취에 대한 질문에 "(사의 표명과 관련) 금융위원장에게 연락 드려 (사의)입장을 말씀드렸다"면서 "부총리와 한은 총재께서 연락이 와서 시장 상황이 어려우니 경거망동하면 안된다고 말리셨다. 일단 내일 아침 열리는 F4회의는 참석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공식 입장으로 내세온 것과 달리, 이 원장은 상법 개정안이 통과한 뒤 시행돼야한다고 밝히며 각을 세워왔습니다. 거부권 행사에 반대하며 '직을 걸겠다'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기업 경쟁력에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우리금융 경영평가등급과 홈플러스 사태, 상법 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원장은 사의는 표명했지만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당분간 직무수행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는 "내일 F4 회의는 상호 관세와 이후 환율 여파 등 금융시장 상황을 좀 봐야해 빠질 수 없다"며 "미국의 상호 관세 이슈가 발표 한 번에 끝나는 건 아니고, 홈플러스 사태 등 4월은 처리해야 할 현안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 결과에 따라 대통령의 복귀 여부도 무시하기 어려워 임명권자가 대통령인 이상 할 수만 있다면 대통령께 말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원장은 대통령이 있었다면 거부권 행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상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는) 정당한 거부권 행사이고, 헌법 질서 존중 차원에서는 그 결정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주주가치 보호나 자본시장 선진화는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하게 추진했던 것이고 계셨으면 거부권 행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법 개정 이슈가 지나치게 정쟁화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재계가 자본시장법도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바로 같은 내용으로 (다시) 상법 개정안을 통과하기보다 4~5월 법사위에서 자본시장법과 상법 개정안이 다 모인 이후까지는 기다려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상법 개정안도 상장법인만을 대상으로 시행령이나 하위 법령 등에서 한정하는 방안을 마련해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기 어려울 수 있도록 절차의 미학을 발휘해주길 간곡히 바란다"고 요청했습니다.
 
임기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6월 5일 임기가 끝나는데, 그날 아들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25년 넘게 공직생활 했으니 민간(기업)에서 시야를 넓히는 일들을 하면 좋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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