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씻고 출구 찾아야…관세율 협상 여지 '관건'

탄핵 선고 했지만…경기침체 방어 전략 절실
사회 갈등·정치 분열 해소해도 불확실성 여전
"무너진 경제 생태계 회복 출발점"
"공격적 관세, 개별 협상 여지 타진해야"

입력 : 2025-04-04 오후 5:28:15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탄핵 선고가 내려졌지만 한국경제호를 둘러싼 혼돈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아있는 사회적 갈등과 정치 분열은 신속히 봉합해도 내수 부진, 관세 폭탄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방어할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예상보다 공격적인 미국의 상호관세를 놓고 교역국들이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어 맞대응 과정의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개별 국가의 관세율 협상 여지가 어느 정도 있을지도 타진해야 할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역사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시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제지표 위태…불확실성 여전
 
4일 각 기관 등에 따르면 '12.3 계엄 사태' 이후 넉 달간 불확실했던 정책 컨트롤타워가 이번 탄핵을 계기로 완전히 회복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극단까지 치달은 정치 분열은 상당 부분 해소되겠지만 조기 대선 국면까진 정치·정책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습니다.
 
문제는 경제지표가 위태롭다는 점입니다. 현재 국내 경제는 내·외수 동반 부진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수출의 경우 관세 정책 발효 전 선주문을 통한 반도체 거래의 고삐를 당겼지만 시장예상치보다 0.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더욱이 1분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1% 감소한 데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둔화세를 예상하고 있어 관세 영향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로이터통신(Reuters)의 분석을 보면, 한국의 수출은 2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3월 시장 예상치인 3.5%를 하회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최근 3개월 이래 가장 큰 폭인 11.9% 증가했으나 철강의 경우 25% 관세 영향으로 10.6% 감소했습니다. 대중국 수출 감소는 4.1%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달부터는 상호 관세와 자동차 관세까지 가중되는 데다, 반도체의 경우 일부 수요가 관세 정책 발효 전 주문을 앞당겼으나 관세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입니다.
 
2월 생산·소비·설비투자도 동반 상승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1월 마이너스로 인한 기저효과를 주된 요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 초 생산·소비·설비투자의 증가율은 각각 -3.5%, 0.0%, -3.1%로 전반적인 내수 부진을 지속해왔습니다.
 
올해 1~2월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건수는 총 2만3000건을 넘어섰습니다. 누적 금액으로는 총 3400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역대 최대치입니다.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은 폐업하는 자영업자 등이 최후 보루로 해약하는 수단입니다.
 
지난달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1064조2000억원으로 1년 새 11조원 급증했습니다. 대출이 있는 자영업자는 총 311만1000명으로 1년 전인 313만1000명보다 줄었지만 1인당 받은 대출액이 더 늘어난 겁니다.
 
3월 소비자물가 2.1% 상승률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 위험의 과소평가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기·가스·철도 등 중앙부처가 관리하는 공공요금의 인상요인을 최대한 흡수, 상반기 중 동결을 거론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씨티은행 측은 "에너지 가격 하락과 소비수요 둔화에도 정부의 가격 통제 기능 약화, 생산자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에 유의해야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경제학자는 "탄핵 선고에 내수가 기적처럼 살아나긴 힘들 수 있다. 소비할 심리는 생기겠지만 소비할 여력이 없는 게 문제"라며 "무너지고 있는 경제 생태계를 회복시킬 출발점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보면 되는 정도로 봐야한다. 갈등 씻고 출구를 찾아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추경이 상반기에 편성되더라도 편성 시기와 투입 시기 간의 시차 효과를 고려하면 그 효과는 빨라야 하반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른 시일 안 에 추경 편성을 결정하고 국회 의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비상계엄을 해제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에 대한 수정안을 의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관세율 협상 여지, 어느 정도 있을지"
 
대외적으로는 예상보다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관세 25%' 발표 이후 향배입니다. 각 기관에서는 10%의 기본관세(보편관세)와 개별 국가별 교역 상황에 따른 추가 관세 부과 형식이 예상과 달리 공격적이라는 평을 내놓고 있습니다.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관세를 시작해 오는 9일부터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큰 국가, 비상호적인 관행을 유지하는 국가에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할 예정입니다. 이미 부과가 시작된 철강·알루미늄, 자동차·부품에 이어 반도체 관세, 별개 범주로 지목한 제약(품목 관세) 등 여타 품목별 관세 발표도 남은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개별 국가들과의 관세율 협상 여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무역 기관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일본 24%보다 왜 높은지 이해가 어렵다"라며 "미 루비오 국무장관이 새로운 협의가 중요하다고 밝힌 것처럼 관세율 협상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습니다.
 
최성락 국제금융센터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발표 내용이 예상보다 공격적이었으며 무역상대국은 물론 미국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향후 개별 국가들과의 관세율 협상 여지가 어느 정도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3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규하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