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기, 관세 여파에 증시 폭락까지…재계 ‘첩첩산중’

관세 여파 코스피 폭락…2400선 붕괴
경제 전망도 부정적 "하방 압력 확대"
조기 대선 확정…대미 협상력은 '제로'
해외 생산기지 대책 전무…재계 '한숨'

입력 : 2025-04-07 오후 4:20:36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대통령 파면으로 정국 불확실성이 일부 걷혔지만, 트럼프발 글로벌 관세 전쟁 여파가 국내 증시까지 휩쓸면서 재계의 시름이 다시 깊어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글로벌 각국 정상이 협상을 위한 외교전에 돌입한 것과 달리 한국은 정권 교체기로 대미 협상력이 낮아져 애만 태우는 형국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이 보복관세에 나서는 등 글로벌 통상 전쟁으로 번지면서 생산기지 대부분을 해외에 두고 있는 재계는 안팎의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 답답함만 토로하고 있습니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부터 5% 이상 하락해 2400선이 붕괴됐습니다. 미국발 관세 및 글로벌 증시 침체에 따른 여파입니다. 특히 오전에는 지난해 8블랙먼데이이후 8개월만에 매도 호가를 일시에 효력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등 시가총액 상위주도 업종 불문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강하게 가했습니다.
 
재계는 대통령 파면으로 정국 안정화와 함께 경제 회복의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관세 폭탄에 따른 증시 폭락으로 경기 전망이 한 층 어두워지면서 시름이 더하고 있습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세 정책 톤이 완화될 경우 경기 침체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트럼프의 강경 노선이 지속되고 있고, 중국의 34% 보복 관세가 시행됐을 뿐만 아니라 EU(유럽연합) 역시 협상 불발 시 보복 관세를 예고하고 있어 협상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주식 시장은 이제 관세 쇼크의 완화를 확인할 때까지 계속해서 침체 및 위기 시나리오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날 발간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미국의 통상정책에 대한 우려 등으로 환율이 상승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짚었습니다.
 
지난 2일(현지시각)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대미 협상 자체가 미뤄지는 점 또한 다급한 재계로서는 아쉬운 대목입니다. 글로벌 각국 정상이 협상을 위한 외교전에 돌입했지만, 한국은 통상교섭본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의 방미에 그쳤습니다. 내란 사태 이후 사실상 무정부 상태의 리더십 부재가 결국 통상 외교 경쟁력의 저하로까지 이어진 셈입니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각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재계의 우려는 더욱 큰 상황입니다. 한국의 대미 직접 수출도 문제지만, 외국 생산 제품의 대미 수출의 경우는 각국의 통상 외교에 기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전략적 판단에 의해 해외 생산거점을 마련한 재계는 현지 정책 변화 등 영향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재계 관계자는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거점 지역별로 생산지역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국가가 우리 기업을 고려해서 (외교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전략적으로 투자를 했던 기업들이 (각국 외교에 따라)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더 나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서 협상이 진전돼 관세율이 전반적으로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뀌지 않는 한 각 기업들은 각자도생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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