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최근 1년 3개월간 전국에 분양한 아파트 절반 이상이 지방 물량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이들 지방 분양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수도권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해 미분양 문제가 누적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4일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단지 수는 308곳으로, 수도권이 46.4%(143개 단지), 지방이 53.6%(165개 단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1년 동안 지방 분양 물량이 수도권보다 7%가량 많았습니다.
반면 청약 시장 양상은 달랐습니다. 평균 청약 경쟁률을 보면 수도권이 71.4대 1로 지방 7대 1보다 10배 가량 높았습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지방 부동산 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쫓아가지 못하는 구조"라며 "부동산 시장 수요가 향후 자산 가치 상승을 담보할 수 있는 수도권의 '똘똘한 한 채'로 쏠리다 보니 분양 물량은 지방이 많지만, 오히려 물량이 적고 수요 쏠림 현상이 있는 수도권의 청약 경쟁률이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수도권 지역별 청약 경쟁률은 서울이 176.7대 1로 가장 높았고, 경기도가 29.7대 1로 뒤를 이었습니다. 인천은 7.7대 1로 수도권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수도권에서 분양단지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88건) △서울(33건) △인천(22건) 순입니다. 해당 기간 평균 청약 경쟁률 전국 상위 20개 단지 중 서울 분양 단지가 15곳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습니다.
지방의 경우 5대 광역시가 84개 단지, 기타 지방이 81개 단지로 비슷했는데요. 지방 도시 중에선 부산시가 24건으로 분양 건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평균 청약 경쟁률을 보면 지방 광역시가 3.2대 1로 지방 중소도시(9.2대 1)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특히 전북은 평균 26대 1, 충북은 22.6대 1로 지방 도시 중 가장 청약 경쟁률이 높았습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은 "전주시에 소재한 에코시티 더샵4차가 지방 분양 아파트 중 가장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며 "전주시 미분양 물량이 적은 데다가 개발 호재와 직주 근접 등의 선호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분양시장 당분간 관망세…대선 이후 회복세 전망도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수도권 청약 쏠림과 수도권 분양 감소라는 상반된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조기 대선 정국 이후 변화도 감지됩니다.
수도권의 한 모델하우스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남혁우 연구원은 "똘똘한 한 채 등 수요자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지속될 것"이라며 "정책적 불확실성과 미국 고물가 장기화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맞물려 봄 분양 성수기임에도 분양 시장은 잠정 휴업 상태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승현 대표는 "이제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한 달이 좀 넘는 기간은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강할 것"이라며 "대선이 마무리되면 분양을 준비를 하는 여러 사업장들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누적·대기 분양 물량들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분양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