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철수합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에 따른 사업 효율화 차원의 전략적 결정으로 해석됩니다.
실외 주차장에 설치된 LG전자의 100kW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는 모습. (사진=LG전자 제공)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전기차충전서비스(EVC) 사업의 중단을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에코솔루션(ES) 사업본부 산하 EV충전사업담당 인력은 다른 부서로 재배치되며, 충전기 제조 자회사 하이비차저는 청산 절차에 돌입합니다. 하이비차저는 2022년 LG전자가 GS그룹과 함께 인수한 회사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EVC 사업 종료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전략적 리밸런싱 차원에서 종료하게 되었다”며 “EVC 사업을 담당하던 ES사업본부는 HVAC 사업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LG전자는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시장에 진출하면서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인수하고, 중소기업 스필의 충전기 제조사업까지 확보하며 사업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당시에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라 충전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해당 사업을 1조원 이상 규모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미국 시장 진출도 추진해, 텍사스주에 위치한 가전제품 유통센터를 연간 1만2000대 충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시설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전기차 수요가 급감했고,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취임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보조금 지원 중단되었습니다. 이 같은 대내외 악재로 인해 사업 지속이 어려워지자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사업 종료를 결정한 겁니다.
실제로 하이비차저는 지난해 1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72억원에 달했습니다. 2년 연속 대규모 적자가 이어졌고,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는 ‘의견 거절’ 의견을 받으면서 재무건전성에도 심각한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하이비차저 지분 40%를 보유한 GS그룹도 경영 지속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GS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하이비차저 지분 가치를 0원으로 평가하며 사실상 청산을 예고했습니다. 다만 GS그룹은 제조 부문에서는 철수하지만, ‘GS차지비’를 중심으로 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사업은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