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AI칩 '910C' 대량 출하 임박…국산화로 트럼프에 반격

수출 제한 칩보다 고성능…기술 자립
“샘플 배포 완료…일부 선적 기출하”

입력 : 2025-04-22 오후 3:58:52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중국 화웨이가 인공지능(AI) 칩 어센드 910C를 내달부터 대량 생산해 고객사들에게 공급할 전망입니다. 해당 제품은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수출을 제한했던 미국 엔비디아 H20 보다 뛰어나며,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엔비디아의 최고급 칩이었던 H100과 유사한 성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수출 규제로 중국의 기술 자립이 공고해지는 모양새입니다.
 
광둥성 둥관에 있는 화웨이 연구소 건물의 화웨이 로고(사진=뉴시스)
 
21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화웨이가 이르면 다음달부터 중국 고객을 대상으로 첨단 910C AI 칩을 개발해 대량 출하할 계획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말 910C 샘플을 기술기업들에게 배포해 주문을 받기 시작했으며, 일부 선적은 이미 출하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910C는 두 개의 910B 프로세서를 단일 패키지로 결합한 것으로 기술적 혁신이라기보다는 구조적 진전에 가깝습니다. 이에 따라 910B보다 컴퓨팅 성능과 메모리 용량이 두 배나 뛰어나고 다양한 AI 데이터 작업량에 대한 지원도 강화되었습니다.
 
이번 보도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지난주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 전용으로 설계된 H20이 미국 상무부의 규제를 받게 되었다고 알렸습니다. 인텔도 일부 중국 고객사에 가우디(Gaudi) 시리즈 AI 칩이 수출통제 기준에 해당한다고 고지했습니다. AMD도 공시를 통해 MI308 GPU가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910C는 이번에 수출 제한을 받게 된 H20보다 뛰어난 성능을 가졌습니다. 910C는 엔비디아의 주력 AI 칩 H100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H20이 기존 H100 대비 성능이 약 75% 낮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화웨이의 910C의 패키징 수율(완성품 비율)은 75%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화웨이는 기존 확보한 200만개의 어센드910B 칩과 삼성 HBM을 바탕으로 최대 75만개의 AI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로이터는 어느 업체가 910C 생산을 주로 담당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SMIC도 그래픽처리장치(GPU) 주요 부품 일부를 만들기는 하지만 수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910C 부품 가운데 적어도 일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가 중국 고객사 쏸넝(Sophgo)을 위해 만든 반도체를 썼다고 전했습니다. 화웨이는 해당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TSMC는 관련 규제를 준수하고 있으며 2020년 9월 중순 이후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아무리 수출 규제를 하더라도 중국 정부 공격적인 투자로 기술 자립 속도가 굉장히 빨라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화웨이 어센드 910C도 효율성과 저전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박혜정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