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 공감을 주는 말

말은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의사전달
생각은 헤아리고 판단하기 위한 사고력
옳고 그름을 탐구·판별, 철학의 깊이서 비롯돼
철학의 깊이·고민 '진정성'→'공감'
6월 대선, 퇴행적 시도 막을 '깨시민' 선택

입력 : 2025-05-23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어떻게 말 하느냐에 따라 난관을 극복할 수 있다는 지혜로움을 담고 있습니다. 해당 속담은 격언처럼, 때론 가르침을 위한 훈계성 잠언으로 쓰이곤 합니다. 
 
특히 말 한마디는 단순한 소리의 의사전달이 아닌 '생각'에서 비롯됩니다.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 의사를 전달하는 행위가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생각은 무엇일까요.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기 위한 관념적 사고력을 말하는 것입니다. 
 
사고력은 모름지기 논리적이거나 분석적이거나 추상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고 판단은 지식과 가치관의 집합체입니다. 때문에 인간의 이성 작용인 개념을 일깨우기 위해 우린 끊임없이 배우고 경험하며 옳고 그름을 탐구, 판별하는 등 철학의 깊이를 알아갑니다. 
 
 
지난 15일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민을 담아 말이 주는 철학의 깊이가 느껴진다면 진정성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이는 의견이나 감정의 동질감으로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깊이 있는 생각은 읽을 수 없고 생각 없이 나오는 허언과 잡스러운 언어유희는 해학은커녕 실망감과 불신, 분노까지 느끼게 합니다. 
 
내란 방조·내란 잔당들의 악수(나쁜 수)가 시정잡배 저리 가라 수준이니 웃지 못할 코미디로 치부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우린 '공감'을 주는 말이 절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는 대혼란에 빠진 한국 경제의 회복에 공감하는 바가 큽니다. 풍전등화, 백척간두, 일촉즉발의 경제를 안정화할 책무가 새 정부에 달렸기 때문입니다. 
 
세계 경제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 환경 악화로 교역·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을 최소 3.6%, 최대 10.6% 감소시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달 1~20일 전체 수출액은 320억달러로 2.4%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입액이 수출액을 웃돌면서 2억5300만달러 무역적자는 예사롭지 않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상품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방증입니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경제 난제를 반등시킬 새로운 동력 발굴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시급하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보면, 1분기 실질GDP는 전기 대비 0.2% 감소했다. (사진=뉴시스)
 
내수 부진 장기화는 이미 20대 일자리를 크게 끌어내린 데다, 질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는 제조업·건설업 등의 취업자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지난달 실업률은 0.1%포인트 하락한 2.9%.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간 우리나라 1분기 가계부채는 지난해 말(1925조9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 급증하는 등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도사리고 있습니다. 
 
국민 10명 중 6명이 최우선 민생 과제로 꼽은 건 물가 안정입니다. 그다음으로는 양질의 일자리, 주거 안정,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1분기 월평균 1393만원 매출을 올리지만 이익은 342만원 남짓이라는 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아울러 정치 개혁을 위한 개선 드라이브도 요구됩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로서의 기본권과 지방분권화의 올바른 방향타를 위한 정부 개헌 논의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현행 헌법의 시대적 한계도 여실히 드러난 만큼, 기본권 체계의 현대화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권한을 제한하고 의회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과 무작위 추첨을 통해 구성되는 '작은 숙의 공론장(deliberative mini-publics)' 주도의 시민의회 모델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 모두는 거짓된 말과 생각의 무능이 아닌 진정성 있는 철학을 담아 공감할 수 있는 대통령이어야 가능합니다. 혼란에 빠진 나라를 수습하고 역사를 거스르는 퇴행적 시도를 막아낼 수 있는 '깨어 있는 시민(깨시민)'의 6월 선택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지난해 12월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촛불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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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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