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반년 만에 정국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움츠려 있던 여행 수요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행업계는 새 정부 출범을 기점으로 그동안 정치적 불확실성에 발이 묶였던 수요가 다시 제 걸음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공무원, 기관 등 정국 상황에 민감한 층의 여행이나 해외 연수가 재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4일 오전 11시50분기준
하나투어(039130),
모두투어(080160),
참좋은여행(094850),
노랑풍선(104620) 등 주요 여행주들이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여행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앞서 여행업계는 지난해 12월부터 부진을 겪어왔습니다. 비상계엄 사태에 이어 무안국제공항 여객기 참사, 환율 상승까지 겹쳤는데요. 이로 인해 여행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모두투어를 제외하면 올해 1분기 주요 여행사들의 영업익이 지난해 1분기 대비 두 자릿수대 감소율을 기록했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 같은 부진을 뒤로 하고 여행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하나투어 관계자는 "대통령 선거 전 묶여 있던 수요들, 즉 기업이나 기관들의 단체 여행이 하반기부터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반적인 여행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불안정한 상황에 눈치를 봐야 했던 교사, 공무원, 군인들의 여행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지난 6개월 동안 심리적으로 여행을 결정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을 것이다. 교사, 공무원 등은 정국이 어지러우면 마음 놓고 여행 예약을 하지 못한다"며 "고객 중 비중이 높은 교사와 공무원의 여행과 해외 연수가 재개되면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집안이 어수선하면 어디 가려고 하지 않는다. 이제야 미뤄뒀던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 것"이라며 "2분기까지 여행 예약은 부진하지만 3분기부터 유럽 지역 여행 예약이 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유럽 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때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미지=챗GPT)
출장 수요도 회복될 전망입니다. 기업 간 거래(B2B) 전문 여행사인
레드캡투어(038390)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해외 출장 수요가 증가해 하반기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정부가 들어서고 6개월간 여행 수요가 지속 상승한 바 있었는데요.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과정이었는데, 여행업계에서는 이번에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일단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단기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띠며 환율 상승폭을 낮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확장 재정 정책, 주식시장 친화 조처 역시 원화 강세를 유도해 환율 상승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이런 요인으로 환율이 안정화하면 해외여행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져 여행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