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투’ 조짐에 전운 고조…산업계 ‘긴장’

현대차 노조, ‘통상임금 위로금’ 요구
1인당 2000만원…사측과 '갈등' 예상
노동 현안 협상 카드로…임단협 ‘험로’
한국GM, 노조지부장 해고…전운 고조

입력 : 2025-06-12 오후 2:41:30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6월부터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본격화하면서 산업계 곳곳에서 긴장감이 감지됩니다. 친노동 성향의 이재명정부 출범 후 노동계의 적극적인 요구가 이어지면서 험난한 협상이 예고된 까닭입니다. 특히 철수설이 대두되고 있는 한국GM의 경우 노조지부장 해고로 갈등이 고조되는 등 하투조짐에 전운마저 감돕니다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양재 사옥. (사진=뉴시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위로금을 회사 측에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정기 상여금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위로금 명목으로 조합원에 보상을 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노조 측은 위로금 액수를 1인당 평균 2000만원 정도로 추산했는데, 조합원이 41000여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총 액수는 8200억원 규모입니다
 
당시 대법원은 소송을 제기했던 근로자와, 같은 쟁점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소송 당사자들에 대해서만 소급 적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노조 측이 전 조합원에 위로금을 지급하는 안건을 임단협 테이블에 올리면서 사측과 상당한 갈등이 예상됩니다
 
조인선 법무법인 YK 파트너 변호사는 새로운 통상임금 방식에 따라서 과거에 지급받지 못한 것을 임금성이 아닌 위로금 명목으로 달라고 하는 것은 소급효를 제한하는 판례 취지에 위반이 되지는 않는다다만 회사 입장에서는 원칙적으로 법률상 지급 의무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만일 이 안건이 임단협 내용 중에 하나로 반영이 되면 다른 사업장에서도 통상임금 위로금 문제를 다룰 수 있어 후속 파장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18일 상견례를 열고 올해 임단협 교섭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노조는 기본급 141300원 인상, 전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대차와 같은 정년 연장과 주4.5일제 등 노동 현안을 주요 협상 카드로 사용하는 노조가 늘면서 올해 산업계 임단협 협상도 험로가 예상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친노동 성향의 새 정부 공약을 대놓고 배제하기 어려운데다, 경영 환경 악화 우려로 노조 측 주장을 일방적으로 수용하기도 어려워 난감한 상황입니다
 
인천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 모습. (사진=뉴시스)
 
철수설진통 한국GM, 지부장 해고
 
철수설로 진통을 겪고 있는 한국GM은 임단협을 앞두고 대법원으로부터 징계 확정 판결을 받은 안규백 한국GM 노조 지부장에 해고를 통보하면서 노사 갈등이 더 고조되고 있습니다. 안 지부장은 지난 2020년 회사가 노조와 혐의 없이 부평공장 조립 1공장의 생산 대수를 늘리는 등 작업 강도를 높이자 임원실을 항의 방문해 집기 등을 파손한 혐의로 해고 처분을 받은 바 있습니다. 안 지부장은 징계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안 지부장의 복직을 전제로 구두 합의를 했음에도 단행한 통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회사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 유휴 시설 등 일부 자산을 매각하겠다는 발표로 철수설이 불거진 와중에 벌어진 해고 통보로 갈등이 고조되는 모습입니다
 
안 지부장은 회사가 지난달부터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오늘 해고 통보서를 보냈는데, 정부의 행정지도가 있었다는 핑계를 대고 있다지부장으로서의 법적 지위나 권한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교섭 대표권자로서 자산 매각 이슈와 임단협 교섭 협의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국GM은 오는 17일 조합원 전진대회를 열고 18일 쟁의행위 결의를 위한 찬반 투표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한국GM 측은 인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안은 말씀드릴 수 없다자산 매각을 비롯한 여러 이슈를 풀어나가기 위해 열린 상태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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