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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화물사업부 매각에 힘입어 유동성 확보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금 지출이 수반되는 부채가 다수인 화물사업부가 떨어져 나가면 향후 지출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매각대금 4700억원 유입에 따른 유동성 확보 효과도 챙길 수 있다. 현재 불안한 유가 등 수익성 감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현금 확보가 시급한 시점이다. 화물사업부 매각이 향후 재무 안정성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으로 부채 감축
2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7월31일 화물사업부 매각 일정을 종료하고 에어인천에 화물사업부를 넘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통합에 따른 사전조치로 화물사업부 매각을 결정한 바 있다. 화물사업부 매각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기 등 유형자산과 부채를 이관한다.
화물사업부 부채는 올해 1분기 기준 3805억원으로 주로 현금 지출을 수반하는 부채로 구성돼 있다. 부채가 에어인천에 이전되면 아시아나항공이 현금 지출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매입채무(345억원), 미지급금(576억원), 유동성 리스부채(275억원) 등 지출 시기가 임박한 부채가 이전되는 부채 중 31.4%를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지출되는 항공기 리스부채(1292억원)도 매각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4%다.
반면 선수금 등이 포함된 기타 유동부채 등 이행의무로 지출을 대체할 수 있는 부채는 1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선수금은 서비스 제공 등 의무 이행으로 대체할 수 있는 부채로 현금성 자산 지출이 수반되지 않는다.
화물사업부 매각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부채총계도 줄어든다. 지난 1분기 기준 부채총계(10조7907억원)에 매각 부채를 대입하면 화물사업부 매각에 따른 부채 감소율은 3.5%다. 다만, 실제 지출 감소 효과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선수금(1분기 기준 9328억원) 등 현금 지출이 없는 부채를 제외하면 지출성 부채 감소율은 4%로 올라간다.
또한 항공기 리스부채 등 줄이기 어려운 성격을 가진 부채를 제외하고 줄일 수 있는 부채로 범위를 좁히면 매각에 따른 향후 지출 감소 효과는 더 크다. 대한항공과 통합을 앞두고 재무구조 개선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2020년 이래로 부채 규모가 11조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올해 1분기 11조원 이하로 내려갔다. 3분기에 화물사업 매각이 완료되면 부채 감축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금 유입에 현금흐름 감소 보완
화물사업 매각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대규모 현금성 자산도 확보한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대금은 4700억원에 달한다. 지출이 줄고 대규모 유동성이 들어오면 자연스레 재무건전성이 강화된다. 또한 정비비, 리스부채 상환비 등 대규모 현금 지출이 많은 항공사 운영 특성상 5000억원에 육박하는 유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보되면 운영 상황에도 숨통이 트이게 된다.
특히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은 현금흐름이 감소했다. 매각대금 유입은 현금흐름 감소에 따른 지출 부담 증가를 완화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이 창출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1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848억원)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친다. 그에 반해 항공기 리스 비용은 분기별로 2000억원에 가까이 지출됐다. 고환율 등에 따른 여파가 현금흐름에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앞으로 이러한 불안정한 현금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현금흐름은 개선이 어려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유가가 급등해 지출이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항공사 운영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유가는 지출 규모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다. 올해 1분기 아시아나항공 전체 비용(1조7509억원)에서 유류비(5603억원)가 차지한 비중은 32%에 달한다. 향후 지출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 대규모 현금성 자산을 확보해 지출 증가에 대응할 수 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으로 정비비용 감소 효과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인천에 이관하는 항공기는 총 11대로 대부분 경년항공기(생산연도 기준 연령이 20년을 초과한 항공기)라 잦은 정비가 필요하다. 이에 정비비용이 늘어난다. 경년항공기가 이관되면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얻게 된다.
<IB토마토>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 효과에 대한 항공업계 전문가 답변을 듣고자 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