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비반입 제한 추진에 삼성·SK ‘긴장’

중 공장에 미국산 장비공급 제한
WSJ “삼성·SK·TSMC 통보”

입력 : 2025-06-21 오후 5:55:32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에 미국산 장비 공급을 제한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방침이 실현될 경우 생산량 저하와 공정 전환 지연 등의 피해가 예상되지만, 이미 바이든 정부 시절부터 시행된 대중국 제재로 기업들이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삼성전자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사진=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상무부 수출통제 부문 책임자인 체프리 케슬러 산업·안보 담당 차관이 이번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런 방침을 통보했다고 20일(현지시각)보도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통보된 방침은 중국 현지 공장에 미국 반도체 제조 장비를 공급할 때마다 허가받지 않아도 되는 조치를 취소하는 취지입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1위 TSMC에도 같은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 내 공장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램리서치, KLA 등 미국 업체의 반도체 장비가 들어가는 것을 사실상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트럼프 정부들어 중국 반도체 굴기를 꺾기 위한 움직임은 게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의 인공지능(AI) 발전을 막기 위해 반도체 기업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출을 막기도 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미국산 장비 반입이 제한되더라도 국내 업체들이 받는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미국의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한 ‘디-리스킹’(de-risking·위험제거·핵심 기술 공급방에서의 중국 배제를 의미)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입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예전부터 (미국의) 중국 내 공장 확장·장비 반입 제한은 있었기 때문에 기업들이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며 “미국산 장비 반입 제한 조치로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크게 염여할 사안은 아닐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운영 중이고,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충칭에 패키징 공장, 다롄에 인텔로부터 인수한 낸드 공장을 가동 중입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방침을 유예하거나 철회할 가능성도 보고 있습니다. WSJ은 상무부 산업·안보국이 주도한 이번 방침이 미국 정부 내 다른 부서의 동의를 완전히 받은 상황은 아니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최종 정해진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앞서 미 정부는 2022년 10월 미국산 장비와 미국 기술이 포함된 반도체 제품의 중국 수출 통제를 발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의 중국 내 공장에 대해서는 그 적용을 1년간 유예한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조치는 중국 기업을 제재하기 위함이지,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외국 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이번에도 과거처럼 중국을 제외한 기업에 대해서는 예외 조치가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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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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