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점해야 산다…더 빨라진 빅테크 신제품 경쟁

AI 핵심 칩 ‘GPU’, 1년 주기 출시
시장 속도전…삼성, HBM 공급

입력 : 2025-06-17 오후 3:55:48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최근 전 세계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관련 신제품 발표 주기가 빨라지는 등 AI 반도체 시장 경쟁이 속도전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특히 AI 가속기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하는 엔비디아가 글로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을 파고들며 후발 주자들의 추격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어드밴싱 AI’에서 자사 신제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I 칩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엔비디아는 지난해 제품 업그레이드 주기를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3월 처음 공개한 AI 반도체 ‘블랙웰’을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 ‘블랙웰 울트라’ △2026년 하반기 ‘루빈’ △2027년 하반기 ‘루빈 울트라’ △2028년 ‘파인만’을 내놓겠단 계획입니다. 지난 2020년 ‘암페어’에서 2022년 ‘호퍼’, 지난해 ‘블랙웰’로 이어진 2년 주기 신제품 출시 흐름 대비 공개 속도가 빨라진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히는 미국 AMD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말 AI 가속기 ‘MI300’을 공개한 후 △올해 3분기 ‘MI350X’ 시리즈 △내년 ‘MI400X’ 시리즈를 차례로 공개할 계획입니다. 
 
엔비디아의 GPU는 현재 학습용 AI 반도체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술력을 자랑해 품귀 현상이 일고 있습니다. 때문에 제품이 비싸고 수급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엔비디아 GPU의 개당 가격은 3만~4만달러에 달할 정도입니다. 이에 빅테크들은 AI 칩 신제품 출시로 엔비디아 의존을 낮추는 동시에,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자체 AI 반도체 개발 계획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초 메타가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퓨리오사AI 인수를 타진했던 것도 이런 흐름의 일환이란 관측입니다. 
 
국내 메모리 기업들도 이 속도전 흐름에 올라타면서, 향후 글로벌 메모리 시장 구도의 향방이 변화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는 3분기 AMD가 출시할 MI350X·MI355X에는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이 탑재됩니다. 그동안 엔비디아의 품질인증(퀄테스트) 문턱을 넘지 못하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HBM 기술력이 밀린다는 분위기에서 벗어나, 실적 반등의 기회가 생긴 것입니다. 
 
AMD는 내년 출시할 신제품 MI400X 시리즈에는 6세대 HBM인 ‘HBM4’를 장착할 예정입니다. 오픈AI의 대량 구매가 예고된 만큼 삼성전자가 HBM3E에 이어 HBM4까지 공급하면 DS부문의 실적 반등에 큰 보탬이 될 전망입니다. 
 
조상연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미주총괄(DSA) 부사장은 “(AMD) 차세대 플랫폼에 고대역폭 메모리를 제공하게 돼 자랑스럽다”라며 “AMD의 GPU를 지원하는 것은 성능과 효율성, 혁신에 대한 오랜 파트너십과 공동의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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