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LS마린솔루션 업고 시너지 창출 주목

케이블 납품에서 시공·유지보수 역량↑
협력 체제로 국내외 수주 잇달아 성공
실적 지속 성장…LS마솔, 최대 매출액
대형 포설선 건조…‘시너지 증폭’ 기대

입력 : 2025-06-25 오후 5:26:05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LS전선이 2년 전 인수한 LS마린솔루션을 통해 기존 해저케이블 사업의 설계, 제조만 가능했던 역량을 시공과 유지보수까지 확대하면서, 전력망과 해상풍력 분야의 사업 시너지 효과와 수익성 개선을 적극 도모하고 있습니다. 국내와 해외에서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이 협력해 해저케이블 공급과 시공 수주를 함께 따내고 있는 가운데, 향후 LS마린솔루션이 건조에 착수한 대형 고사양 선박 포설선(CLV)까지 확보하게 될 경우 양사의 상승효과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CLV 건조 투자를 위해 결정한 LS마린솔루션의 유상증자에 LS전선이 참여할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LS전선의 동해사업장 전경. (사진=LS전선)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 ‘턴키’ 경쟁

두 회사의 협력은 지난 2023년 8월 LS전선이 KT그룹의 계열사 KT서브마린 지분 24.3%(629만558주)를 449억원에 인수하면서 비롯됐습니다. 당시 총 45.69%의 지분을 확보한 LS전선은, KT서브마린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사명을 LS마린솔루션으로 변경했습니다. 
  
LS전선은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프랑스 넥상스, 독일 NKT 등 유럽 전선업체들과 함께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의 ‘빅4’로 불려 왔습니다.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전 세계 해저케이블 시장 점유율은 85~90%에 달합니다. 국내 대표적 해저케이블 설계 및 제조사였지만 오랜 시간 해저케이블 시공과 유지보수 사업을 외부 업체에 의존해 왔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케이블 시공과 유지보수를 전문으로 하는 LS마린솔루션을 인수한 LS전선의 선택에는, 단순 제조를 넘어 설치와 유지보수 역량이 사업 안정성의 핵심으로 부상한 해저케이블 시장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다의 해류와 수심, 기상 조건 등으로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 케이블을 정밀하게 포설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자연스럽게 발주처도 설계부터 제조, 시공, 유지보수까지 전 과정이 가능한 업체를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하나의 업체가 전체를 책임지는 계약이 리스크 관리와 비용 절감 측면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해저케이블 시장 양상도 기존 자재 공급 중심에서 설계와 시공, 유지보수 전 영역을 아우르는 경쟁 체계로 재편되는 중입니다. LS전선이 해저케이블 사업의 전체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경쟁력, 이른바 ‘턴키(Turn Key)’ 체제 구축한 까닭입니다.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LS용산타워에서 ‘JAKO(Japan–Korea) 프로젝트’ 서명식에서 이한욱 AWS APAC 백본 총괄, 다츠야 아베 아르테리아 네트웍스 대표, 한윤재 드림라인 대표, 스탠리 임 마이크로소프트 상무, 주완섭 LS전선 통신·산업솔루션사업본부장(왼쪽부터)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S전선)
 
설계부터 시공까지 협력 수주 증가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습니다. 인수 2개월 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사업을 설계부터 설치까지 일괄 입찰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이 아시아 전선업계 최초로 세계적인 보증업체 로이드인증원(LRQA)으로부터 ‘턴키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국제 인증(ISO 21502)을 획득한 것입니다. LS마린솔루션 관계자는 “LS전선과 컨소시엄을 이뤄 해외 시장 경쟁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며 “턴키 방식의 경쟁력 심화를 통해 주요 전선업체와의 경쟁구도에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LS전선과 LS마린솔루션은 국내외에서 협력 수주를 연달아 성공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지난 25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웹서시스(AWS) 등이 주도하는 ‘한일 해저통신망 구축 프로젝트(IAKO)’에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MS, AWS, 한국 드림라인, 일본 아르테리아 네트웍스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통신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는, 부산과 후쿠오카를 잇는 총 260㎞ 구간에 광케이블 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지난달에는 전남에서 추진 중인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개발 사업 ‘해송 해상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 공급 및 시공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충남 태안해상풍력의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LS전선은 해저케이블 공급을, LS마린솔루션은 시공을 맡아 설계부터 생산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해외에선 지난 4월 LS마린솔루션이 대만전력청(TPC)과 1580만달러(약 227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매설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대만 정부가 총 5.6기가와트(GW) 규모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목표로 1~3단계로 나눠 추진하는 이 사업의 1단계에, LS전선이 1조원 규모의 해저케이블을 먼저 공급한 것이 추가 계약 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러한 탄탄한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양사의 수익성은 지속 성장하는 모습입니다. LS마린솔루션을 인수한 지난 2023년 LS전선의 연간 영업이익은 2325억원이었던 비해 지난해는 2745억원으로 18% 증가했습니다. LS마린솔루션은 지난해 매출액 1303억원, 영업이익 1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4%의 매출 성장을 기록,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지난 1분기에도 LS전선의 영업이익은, 83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5% 올랐고 LS마린솔루션은 28억원 영업손실에서 30억원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LS마린솔루션이 건조 중인 세계 최대급 HVDC 포설선의 조감도.(사진=LS마린솔루션) 
 
세계 4번째 대형포설선 확보 예정
 
현재 LS마린솔루션은 LS전선과의 사업 시너지를 증폭시키기 위해 1만3000톤(t)급의 대형 포설선인 CLV를 건조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1만t 이상의 포설선은 이탈리아 프리즈미안이 2척, 프랑스 넥상스가 1척으로 총 3척이 운항 중입니다. 이 CLV는 해저 전력케이블과 통신케이블을 동시에 포설할 수 있는 선박입니다. 기존 LS마린솔루션이 보유한 포설선은 2000t급의 ‘세계로’, 8000t급의 ‘GL2030’ 등이 있는데, 각각 통신케이블과 전력케이블 용도로만 쓰입니다. 대형 CLV를 새로 건조해 대규모 해상풍력과 전력 인프라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입니다. 새로 보유할 CLV는 장거리와 고전압, 대수심 환경에서 안정적인 시공이 가능해 초고압직류송전(HVDC) 전력망 구축 작업에 적합합니다.
 
대형 CLV를 확보해 LS전선과 협업에 나설 경우 대규모 해저케이블 사업 수주에서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LS마린솔루션은 현재 선박 건조에 대한 투자액 조달을 목적으로 2783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LS전선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LS마린솔루션 유증 참여 여부를 결정할 전망입니다. LS전선 관계자는 “글로벌 해저 전력케이블 프로젝트 장거리·대형화 등으로 케이블 적재 용량 1만t급 이상의 대형 CLV 건조 투자를 단행한다”며 “대규모 해상풍력과 해상그리드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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