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호반그룹, M&A 전열 재정비…오너 2세 김대헌 사장 '시험대'

오너 직속 기획 전략·M&A 실무 인력 충원
김 사장 호반건설 지분 54.73% 확보…'성과 공백' 과제
부채비율 53%·유동자산 4조원대…M&A 실탄 확보

입력 : 2025-07-04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일 16: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한진칼(180640)애경산업(018250) 등 굵직한 인수전에 연이어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키운 호반그룹이 최근에는 신사업 전략 및 기획관리 인력을 영입하는 등 내부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은 조직 재정비와 함께 향후 대형 딜에 대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그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주도한 김대헌 호반그룹 총괄기획사장이 여러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만큼 안정적인 재무 여력과 인적 기반을 바탕으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사진=호반그룹)
 
‘M&A 컨트롤타워’ 재정비…대형 인수전 속도낼까
 
2일 재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전략기획본부와 신사업전략팀을 중심으로 M&A 실무 인력을 공격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계열사 경영을 관리하는 사실상의 지주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이다. 실질적으로는 김대헌 사장의 직속으로 오너 일가를 수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호반그룹은 최근 수년간 자본시장에서 ‘잠재 매수자 리스트’의 단골 손님으로 등장했다. 금호산업, 애경산업, HMM 등 주요 인수전에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 대한전선 인수 이후 이렇다할 성과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그룹은 전략 기획부터 딜(Deal) 실행, 사후통합(PMI)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역량 강화를 위한 채용과 조직 재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대규모 M&A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사전 정비 차원인 셈이다. 특히 대한전선을 제외하고는 인수 리스트 과정에서 PMI 성과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우가 없었다는 비판을 고려해 통합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호반이 M&A에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너무 보수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승부처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의 채용과 조직 강화는 그런 약점을 보완하려는 시도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반그룹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그룹 전반에 걸쳐 인력을 충원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향후 M&A 전략 추진 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김대헌 사장 체제 본격화…남은 과제는 '성과'
 
호반그룹의 인수·확장 전략은 창업주 김상열 회장에서 장남인 김대헌 사장으로 이어진다. 김대헌 사장은 호반건설 지분 54.7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의 신규 투자와 전략 전반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일찌감치 지분 승계를 마무리하며 2세 경영 체제를 공식화했다. 현재는 건설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를 넘어 항공과 해운 등 외연 확장을 미래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대헌 사장의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하는 기반은 안정적인 재무 여력이다. 호반그룹은 보수적인 재무 운용을 통해 든든한 현금 곳간을 갖고 있다. 그룹의 중심 역할을 하는 호반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연결 부채비율이 53%로 동종 대형 건설사 대비 낮은 수준이다. 유동자산은 최근 5년간 4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계열사인 호반산업도 3조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호반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1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호반산업과 호반호텔앤리조트의 보유 자금을 합치면 약 2조원에 이른다. 이러한 유동성 덕분에 수천억원대 인수자금 집행도 무리 없이 감당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든든한 재무 체력이 경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점은 숙제다. 김대헌 사장의 공격적인 인수 의지와 달리 눈에 띄는 결과가 미흡하다는 점이 늘 발목을 잡는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김상열 회장의 영향력이 강해 김대헌 사장의 독자 경영이 힘들다는 얘기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대헌 사장이 그룹의 외연 확장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나, 아직까진 탐색적 시도가 많은 단계”라며 “자산 규모 대비 안정성은 확보됐지만, 향후에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포트폴리오 조정, 사업 간 통합 전략까지 아우르는 입체적 실행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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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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