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쿠쿠그룹이 실적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서는 '불량'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부랴부랴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렌털 가전 업계에서 주요 경쟁사들이 ESG 모범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쿠쿠그룹 전반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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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홀딩스(192400) 역시 지난해 종합 'C' 등급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도 'D'에서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환경과 사회 부문에서 업계 평균에 못 미친다는 평가입니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서 15개 지표 중 4개만을 준수해 이행률이 26.7%에 그쳤습니다. 이는 코웨이·SK네트웍스(각 73.3%), 경동나비엔(66.7%) 등 주요 기업들과의 격차가 뚜렷한 수치입니다. 한국ESG기준원은 쿠쿠홈시스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높은 ESG 쟁점이 빈번하게 발생할 경우 ESG 관리 체계가 원활하게 운영된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쿠쿠홈시스는 지배구조 영역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권고된다"고 했습니다.
쿠쿠그룹 ESG 등급. (표=뉴스토마토)
사회 부문에서도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 쿠쿠홈시스 소속 노동조합원들이 사측의 노조 탄압 의혹을 제기하며, 근로기준법과 근로자참여법 준수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최근 자회사 쿠쿠전자에서는 복합오븐의 오븐팬이 무신고 수입 제품으로 적발돼 회수 조치를 받는 등 품질·안전 관리에도 구멍이 뚫렸습니다. 쿠쿠 관계자는 "오븐팬은 최초 수입 시 정밀 식검을 완료했고 FDA 성적서, ROHS, SGS 등 모든 자료를 보유하고 있어 식품 안전상에 이상은 없으나, 통관 대행사에서 오븐 팬을 식검 대상이 아닌 것으로 착각하는 행정적 착오로 신고를 누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쿠쿠그룹은 외형 성장에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부터 신규 제품 출시와 해외 시장 다각화를 통해 매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최근 말레이시아 법인은 현지 증시에 상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ESG 미흡이 장기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럽과 북미 등 주요국이 ESG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에서, 낮은 ESG 등급은 해외 사업 확대에도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쿠쿠는 올해부터 ESG 경영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ESG 웹페이지를 신설하고, 사회복지재단 사업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 부문에서는 재생 원자재 사용 확대, 리퍼브·친환경 제품 출시, 에너지 절감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최근에는 경상남도를 포함한 9개 유관기관과 지속가능 상생협약도 체결했습니다.
사회공헌 활동도 대폭 확대 중입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사회복지재단의 후원 규모는 4억7000만원으로, 이미 작년 전체 후원액(2억7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노동조합과의 부당노동행위와 근로법 위반에 대해서도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에선 기업 신뢰도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ESG 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쿠쿠의 ESG 체질 개선을 더욱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쿠쿠사회복지재단은 올 상반기까지 약 4억7000만원어치의 후원금 및 후원 물품을 기부했다. (사진=쿠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