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한·미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현지시간) "상호관세 유예 연장, 큰 틀의 무역합의 조기 타결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실리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협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미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유니언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 본부장은 전날 뉴욕을 통해 입국해 열차로 워싱턴DC에 도착해, 유니언역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이날 오후부터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협상에 돌입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8월1일로 언급한 것과 관련해 "협상 테이블에서 확인하기 전에는 단언하기 어렵다"며 "일단 7월8일 유예 만료 이후에도 조금의 유예 기간은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오는 8일 이전에 한미 간 합의 도출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세부 사항까지 합의하기는 어렵지만, 큰 틀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여 본부장은 "상황이 급박하고 가변적"이라며 "오늘 협상을 통해 미국 계획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실리를 최대화하는 쪽으로 협상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후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진전을 이뤘고, 미국 측과 협상 채널과 상호 신뢰를 구축해 가는 과정"이라며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미국이 상호관세는 모든 국가와 협상 여지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등 품목별 관세에 관해서는 "미국이 산업 보호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우리 입장에서 품목 관세의 예외 적용, 대폭 인하가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고 오늘도 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여 본부장은 "현 상황이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바이오 등 분야는 한국이 독보적 가치를 갖고 있고, 미국이 제조업을 재건하는 데 있어 협력이 필요한 지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관세협상과 4~5년 중장기적인 산업·기술 협력 등을 다 묶어서 포지티브섬(제로섬의 반대말) 협상을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자신에 이어 위성락 안보실장이 방미하는 것과 관련해 "상황이 계속 급진전하고 있어, 통상과 안보에서 힘을 합할 부분은 합하고, 역할을 나눌 부분은 나눠서 '올코트 프레싱'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여 본부장은 최근 미국 측이 강조하고 있는 '디지털 교역' 분야 비관세장벽 문제에 대해선 "중요한 분야 중 하나"라며 "미국 정계와 재계에서 굉장히 관심이 크다"고 했습니다. 이어 "통상 마찰 가능성과 국내 정책 목표를 잘 조율해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