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화오션의 계열사 한화필리십야드(필리조선소의 미국명)가 한화그룹의 해운 계열사인 한화해운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수주했습니다. 이는 필리조선소가 한화오션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체결한 수주계약입니다. 한화필리십야드는 국내에 있는 한화오션과 함께 건조를 진행할 예정이라 한국과 미국 간 조선업 협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화오션은 22일 계열사인 한화필리십야드와 3480억원 규모의 LNG운반선 1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하고, 추가 1척에 대한 옵션 계약도 함께 확보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계약은 한화해운이 한화필리십야드에 LNG운반선을 발주하고, 한화필리십야드는 모회사인 한화오션과 함께 하청 형태로 이를 건조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계약은 1970년대 후반 이후 50년 만에 미국 조선소에 발주된 수출형 LNG운반선입니다. 한화 측은 “이번 계약은 미국 조선·해운산업 재건 및 에너지 안보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미국이 2029년부터 미국산 LNG운반선을 활용한 미국산 LNG 수출 운송 의무화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 이런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오션은 한국의 고도화된 조선 기술을 한화필리십야드에 단계적으로 이양하고, 한화필리십야드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한화오션은 한화필리십야드와 건조 협력체계를 구축해 북미 LNG 운반선 시장 진출을 본격화합니다.

 

계약에 따르면 LNG운반선 건조의 상당 부분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다만 미국 선박으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미국 해양경비대(USCG)의 미국 법령과 해양 안전 기준 충족이 필수적이라 한화필리십야드는 이러한 인증작업 등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한화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한화오션과 한화필리십야드의 공동 건조 모델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12월 한화필리십야드를 1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이후 스마트 시스템 도입, 인력 재훈련, 기술이전 등의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한화필리십야드는 미국 존스법에 따른 대형 상업용 선박 절반 이상을 건조했다”며 “LNG운반선이라는 고난도 선박 분야로의 확장을 통해 한화필리십야드는 기술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한화오션은 기술력을 미국 조선업에 접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적으로 미국 조선·해운업 재건에 기여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