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3사가 D램 선단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메모리 3사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 공정을 적용한 제품 비중을 끌어올리며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모습입니다. 10나노급 7세대(1d) D램 공정도 거론되는 가운데, 업계는 선단 공정 전환의 핵심으로 ‘안정성’을 꼽았습니다.
마이크론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36GB 12단 제품. (사진=마이크론)
마이크론은 18일(현지시각) 2026년 회계연도 2분기(지난해 11월~올해 2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중반까지 ‘1감마’ D램이 마이크론 D램 구성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1감마 D램은 10나노 6세대급 D램 공정으로 1c 공정과 대응됩니다. 아울러 마이크론은 1d 공정에 해당하는 ‘1델타’ 공정에 최신 노광장비(EUV)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마이크론은 내년 생산하는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E)에 1감마 D램 공정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실적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마이크론의 HBM4E는 업계 최고 수준의 1감마 DRAM 기술 노드를 활용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업계 전반에 걸쳐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인공지능(AI) 컴퓨팅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1c 공정은 10나노 초반대 공정으로, 이전 세대인 1b(5세대) 공정보다 선폭이 더 미세해 칩 면적을 축소할 수 있습니다. 이에 원가 절감뿐만 아니라 전력 효율도 개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세대가 높아질수록 수율이 불안정해지고 공정 난도가 오르는 점이 과제입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c D램 공정을 적용한 16기가비트(Gb) 차세대 저전력 D램(LPDDR6) 제품 개발을 마치고, 올해 하반기부터 제품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HBM의 경우, HBM4E에 1c 공정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성숙된 1b 공정으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면서 1c 공정이 뒷받침하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반대로 삼성전자는 HBM에서 속도전을 펼치는 중입니다. 삼성전자는 LPDDR6를 1b 공정 기반으로 설계하지만, 6세대 HBM(HBM4)에 1c 공정을 적용해 양산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메모리 3사 중 HBM에 1c D램 공정을 적용한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합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2026’에서 7세대 HBM(HBM4E) 실물을 공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이후 선단 공정에 대한 청사진도 내놨습니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에서 향후 HBM5·5E에 쓰이는 적층용 칩 코어 다이는 1c, 1d 공정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부사장은 “원가 부담은 있지만, HBM이 지향하는 제품과 개념을 맞추려면 선단 공정 활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매년 새 AI 칩을 출시하는 만큼, 제품 주기에 맞춰 HBM 개발에 나선다는 목표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1d도 결국 10나노대 기술인 만큼 먼 미래 기술은 아니다”라며 “내년쯤이면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관련 제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선단 공정은 수율과 안정적 생산구조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업계는 진단했습니다. 공정 전환 이후 실제 제품 생산을 통해 고객 신뢰를 먼저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업체들 모두 선단 공정 전환에 힘을 쏟고 있지만, 올해는 1b 공정이 주류일 것”이라며 “업체마다 선폭, 설계에서 차이가 있고 선단 공정의 난도도 높아 수율과 안정적인 생산능력이 핵심 변수”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