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유일 화물 전용 항공사 에어인천이 ‘에어제타(AIRZETA)’로 사명을 바꾸고 출항의 닻을 올렸습니다.
아시아나항공(020560) 화물사업을 인수해 장거리 노선 확대에 나서지만, 조직문화 차이와 조종사 처우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통합법인 ‘AIRZETA(에어제타)’의 기업이미지(CI). (사진=에어제타)
에어제타는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사무소에서 통합 출범식을 열고, 기존 ‘에어인천’에서 사명을 ‘에어제타’로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새로운 사명 ‘AIRZETA’는 알파벳 A에서 Z를 거쳐 다시 A로 이어지는 흐름처럼 전 세계 공항을 순환하며 화물 운송을 책임지겠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화물기 주기장에서 열린 에어제타의 첫 미주행 화물편 운항 기념행사에서 김관식 에어제타 대표이사는 “에어인천과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가 오늘부터는 에어제타라는 하나의 팀으로서 더 큰 도약과 혁신을 만들어가고자 한다”며 “더 빠르고 안전하며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통합인 만큼 국내 최대 항공화물 네트워크를 확립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항공물류 전문 플랫폼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통합으로 에어제타는 B747-400F 10대, B767-300F 1대 등 아시아나항공에서 이관받은 장거리 화물기 11대와 기존 B737-800F 4대를 더해 총 15대의 기단을 갖추게 됐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기존 단거리 중심에서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에어제타는 이번 통합으로 대한항공에 이어 국내 화물 운송 2위 업체로 올라섭니다. 지난해 화물 운송 실적은 대한항공 133만t, 아시아나항공 61만t, 에어인천 4만t 규모였습니다.
1일 인천공항 화물기 주기장에서 미주행 첫 화물기편 출항을 기념하는 출항식에 참석한 에어제타 김관식대표(오른쪽 여섯번째)와 주주사 소시어스 이병국 대표(왼쪽 다섯번째)가 한국투자파트너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들과 함께 테이프 컷팅을 하고 있다. (사진=에어제타)
다만, 내부 통합과 관련한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에어인천 조종사 노조 관계자는 “작은 조직이 아시아나 화물부를 인수하며 성장한 건 의미 있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 약속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당초 동일 임금을 약속했지만, 최종안에서는 통합일인 8월1일부터 급여 차액의 50%만 우선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내년 4월1일부터 적용하겠다는 제안을 노조 측에 전달했습니다.
노조는 조직 간 문화 통합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조종사는 콕핏이라는 독립된 공간에서 일하기 때문에 서로 간 신뢰와 문화적 일체감이 매우 중요하다”며 “과거 미국의 항공사 통합 사례처럼 문화적 충돌이 갈등을 키우면 안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업계에선 에어인천이 사명 교체와 함께 장거리 노선 확대에 나섰지만, 조직문화 정착과 시장 안착 여부는 앞으로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