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탄핵의 늪'…'윤 어게인'에 갇힌 국힘

당 대표 선거, 반탄·찬탄 구도…'인적 쇄신' 놓고 대립
김문수·장동혁 '단결'…조경태·안철수 '극우 청산' 호소

입력 : 2025-08-03 오후 4:54:51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후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탄핵의 늪을 헤매고 있습니다. 당 대표 선거 첫 일정인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다섯 후보는 '인적 청산'을 두고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단결'이 필요하다며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후보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습니다. 반면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대대적인 극우 청산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3일 국민의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비전대회가 열렸다. 사진은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진우·김문수·안철수·조경태·장경태 후보(왼쪽부터) 모습.(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비전대회를 열었습니다. 추첨을 통해 주진우·김문수·안철수·조경태·장동혁 후보 순으로 7분씩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전 발표에 앞서 "더 이상 우리 당에 있지 않은 분을 둘러싸고 무의미하고 소모적 논쟁으로 편 가르기를 하거나 낙인을 찍어서 당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언사를 자제해주기를 바란다"며 윤석열씨에 대한 언급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비전대회에서 후보들은 윤씨 그림자를 빠져나오지 못했습니다.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혁신을 강조하며 극우와 절연을 선언했습니다. 대대적인 인적 청산으로 민심을 되찾아야 영남을 넘어 전국정당이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안 후보는 "사과 궤짝에 썩은 사과 1개를 넣어두면 썩은 사과가 살아나지 않고 나머지 사과들까지 다 썩는다"며 "해법은 간단하다. 사과의 썩은 부분을 도려내거나, 썩은 사과는 버려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후보는 "과오에 대한 진실된 반성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의 시선도 우리 당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탄핵을 부정하고 극우의 손을 놓지 못하는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면 민주당이 망설임 없이 국민의힘의 해산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반면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인적쇄신보단 단결이 먼저라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를 비롯한 극우 세력과 이별, 윤씨 옹호 계파 청산 등은 당 쇄신을 위한 필수 과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장 후보는 "계엄이 곧 내란은 아니다.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친 것이 극우가 될 수는 없다"며 "함께 싸운 동지를 품자는 것이 스탈린과 히틀러까지 품자는 궤변과 같을 수는 없다. 싸울 때 피해 있던 사람들이 전투에서 피범벅이 된 동지에게 손가락질할 권리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다수 여론조사에서 당 대표 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김 후보는 극우나 윤씨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몸을 사렸습니다. 다만 혁신 방안을 놓고선 인적쇄신보단 단결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후보는 "지금은 단결하는 것이 혁신"이라며 "사분오열 나뉘어서는 이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중도'로 꼽히는 주진우 후보는 시스템 혁신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주 후보는 "중진들이 뒤에서 조종하고, 의원총회에서 대충 박수로 결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라며 "일 안 하는 국회의원은 반드시 퇴출되는 시스템을 당헌·당규에 못을 박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오는 5~6일 예비경선을 통해 5인의 후보 중 4인의 본선 진출자를 가릅니다. 예비경선에서 당심(당원투표)과 민심(여론조사)을 50%씩 반영하며 결과는 7일 발표합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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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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