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윤석열정부가 KT에 불법적으로 개입해 낙하산 인사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KT새노조와 시민단체는 또 낙하산 체제에서 단행된 구조조정이 노동자 사망으로 이어졌다고도 보고 있습니다. 이에 현 경영진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인데, 국회도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KT새노조와 민생경제연구소는 2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건진법사 세력이 KT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것에 지난달 1일 특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며 "윤석열정권에 의해 외부에서 부당하게 이식된 김영섭 KT 사장과 낙하산 임원들은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앞서 이들은 김건희 특검에 윤석열·김건희 측의 불법 개입으로 KT가 장기간 경영 공백을 겪었다며, 김영섭 사장 선출 과정에 연루된 이들을 특검에 고발한 바 있습니다. 국민 기업이자 민간기업인 KT의 장기간의 경영 공백 사태를 일으키고 또 KT 사장 선출 과정과 경영에 불법적으로 부당하게 개입해 KT 경영에 심대한 피해를 일으켰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이날 "2차 고발도 준비 중"이라며 "특검은 KT 사장 선출 과정에서 낙하산 인사 특혜, 이후 불거진 각종 비리 의혹과 추문을 신속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T새노조와 민생경제연구소는 27일 김건희·건진법사 세력의 KT 불법 부당 개입 문제와 KT 노동자들의 연이은 사망 사태 규탄과 김건희·윤석열 정권의 낙하산 김영섭 KT 사장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들이 특검에 전 정권 이권 주체들과 현 경영진을 고발한 것은 전 정권 낙하산 체제 아래 KT에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벌어졌고,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사망하는 사건도 잇따랐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낙하산 체제에서 강압적 구조조정이 단행돼 노동자 5명이 자살하거나 돌연사했다"며 "회사가 책임지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도 자살은 사회적 재난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KT는 재계 12위 기업이지만 김영섭 사장 체제에서 노동 현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이훈기 민주당 의원도 기자회견에 함께하며 힘을 보탰습니다. 이 의원은 "KT에 대한 불법·부당 개입은 특검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김영섭 사장은 즉각 퇴진하고,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구조조정과 직원 사망의 연관 관계에 대해선, KT 내부 구성원들 사이 시각이 다소 엇갈리고 있기도 합니다. 다수 노조인 KT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KT새노조는 KT노조가 노동자의 아픔을 외면한 탓에 조합원이 사망하게 됐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노조와 1만1000여명 조합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