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가 다음 달로 다가온 가운데 성공 개최를 위한 재계의 움직임이 분주합니다. 2005년 APEC 부산에 이어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가 미중 무역 전쟁 등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지형도와 인공지능(AI) 산업 대전환의 흐름과 맞물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요한 글로벌 비즈니스 의제가 논의될 APEC CEO 서밋 행사에 참석하는 글로벌 거물급 CEO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면서 APEC 행사를 위한 재계의 홍보·지원 보폭이 빨라지는 모습입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서 상영 중인 APEC 정상회의 홍보 영상. (사진=LG)
5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지난 2일(현지시각)부터 뉴욕 타임스스퀘어, 런던 피카딜리 광장 등 세계적 명소에서 2025년 APEC 정상회의 준비 기획단이 제작한 APEC 홍보 영상을 상영하고 있습니다.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행사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함입니다.
이 영상은 첨성대, 얼굴무늬 수막새 기와, 금관 등 경주의 대표 문화유산과 APEC 공식 홍보대사인 지드래곤을 비롯 블랙핑크, BTS 등 주요 K-팝 아이돌의 모습을 함께 담아 한국의 문화적 위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LG는 광화문, 시청, 명동, 강남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주요 지역의 대형 전광판을 통해서도 APEC 기간 열리는 ‘CEO 서밋’ 행사 홍보 영상도 함께 송출하고 있습니다.
LG 관계자는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는 대한민국의 글로벌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며 “기업 차원에서도 국내외 홍보를 통해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APEC 부대 행사인 ‘APEC 재무장관회의’ 및 ‘APEC 구조개혁장관회의’의 차량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차는 행사 기간 동안 아이오닉9, EV9 등 친환경 전기차와 G80 등 80대의 차량을 제공해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의전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신승규 현대차 전무는 “각국 장관이 한데 모이는 주요 국제행사에 현대차그룹 차량을 지원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APEC 정상회의를 비롯해 분야별 장관회의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밖에 주요 그룹 역시 APEC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유무형의 지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을 필두로 주요 그룹 총수들은 글로벌 거물급 CEO 초청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APEC CEO 서밋의 성공을 위해 주요한 ‘빅샷’ 기업인들을 초청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밝힌 최 회장은 잇따른 방미 일정 중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직접 초청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 밖에 정부와 재계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팀 쿡 애플 CEO 등 글로벌 거물급 CEO의 참석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아직 행사가 두 달여 남은 만큼 9월 말 정도 되면 참석 인사의 면면이 확정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10월31일부터 11월1일까지 이틀 동안 경주에서 개최됩니다. 특히 경제 분야 최대 행사인 CEO 서밋은 10월28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됩니다. 재계 관계자는 “APEC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젠슨 황 CEO나 샘 올트먼 CEO 등 글로벌에서 AI 전환을 이끌어가는 유력 기업인이 한국에 모여서 협력의 장을 만드는 것은 한국 기업들에게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는 효과로 작용할 것”이라며 “또한 미국발 관세 등 세계 경제 질서 변화의 시기에서의 APEC 행사는 정치적인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만듦과 동시에 한국의 경제 안보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