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세계은행이 공동 주최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2025 글로벌 디지털·AI 포럼'에서 정부 고위 인사와 민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디지털·AI 생태계의 현재를 진단하고 포용적·혁신적 미래를 위한 국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포럼 현장엔 AI 산업의 미래를 실감하게 하는 전시도 마련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SK텔레콤(017670),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035720), 포티투마루, 이스트소프트 등 국내 대표 AI 기업들이 출격해 AI 챗봇, 언어모델 등 각사의 최신 기술을 소개했습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장관이 5일 열린 'APEC 2025 글로벌 디지털·AI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5일 쉐라톤 인천 호텔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전날 PEC 디지털·AI 장관회의의 논의를 바탕으로 고위 정부 관계자와 각계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디지털·AI 생태계의 현황을 공유하고 국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열렸습니다. 포럼은 'APEC의 혁신적인 디지털·AI 미래를 위한 준비'를 주제로 △연결성 △포용 △혁신 등 3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습니다.
공공 AI 관련 민관 협업 중요성 강조
첫 번째 세션에서는 디지털·AI 복원력 강화의 중요성이 강조됐습니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의 기조연설 이후 케이시 토거슨 세계은행 전문관리자의 사회로 토론이 진행됐는데요.
우선 AI의 사회 복원력을 보여주는 사례에 대한 언급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패널로 참여한 압둘 카림 파키르 빈 알리 말레이시아 통신멀티미디어위원회(MCMC) 전무는 "말레이시아는 통신 인프라 구축 프레임워크를 통해 인터넷 커버리지를 98% 이상 확보했다"며 AI 기술을 농촌 지역 생활 개선과 디지털 문해력 향상에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승현
SK(034730) AI R&D 센터장은 "SK텔레콤은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해 보건, 교육, 복지 전 분야에서 AI 활용을 확장 중"이라며 "특히 지자체와 협력해 고령자를 위한 AI 돌봄 서비스도 운영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같은 공공적 성격을 띤 AI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협업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김영훈 아마존웹서비스(AWS) 한일 정책협력 총괄부사장은 "AWS는 에너지 효율을 기반으로 한 AI 풀스택 서비스를 통해 지속가능한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며 "정부와 협력을 통해 공공 AI 인프라 확장을 뒷받침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윌슨 화이트 구글 공공정책부문 부사장은 "정부는 AI 인프라에 투자하고 공공 데이터를 개방해 산업 생태계를 순환시켜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AI 활용' 위한 제반 환경 조성도 필수
디지털 공공서비스 혁신을 통한 포용적 디지털 사회 실현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됐습니다. 두번째 세션에선 쑹 지준 중국 산업정보화부 차관의 기조연설 이후, 고윤석 한국정보사회진흥원(NIA) 본부장의 사회로 패널 토론이 진행됐는데요.
우선 AI 교육과 활용을 위한 차별 없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제이슨 알포드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장은 "세계은행은 인재들이 AI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이 교육 기회 확대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배민 LG CNS
(엘지씨엔에스(064400)) 전무도 "디지털 소외를 최소화하고 누구나 공공 디지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공공서비스에 AI가 확산되려면 먼저 사회적 용인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됐는데요. 샌디 쿤바타나간 오픈AI 아태정책총괄은 "AI에 대한 대중의 신뢰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크라치오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사진=뉴스토마토)
글로벌 도전 과제 해결을 위한 AI 혁신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습니다. 해당 세션에선 마이클 크라치오스 미국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AI 기술이 사회적 과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이 세션에선 AI 규제와 혁신을 둘러싼 이야기가 눈길을 끌었는데요. 패널로 참여한 앤토니 쿡 마이크로소프트(MS) 대외협력 총괄 수석부사장은 "AI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선 적절한 규제 틀과 더불어 국민들의 접근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재닛 드 실바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 디지털·AI 그룹 의장도 "AI 기술의 확산을 위해 가장 중요한 기반은 ‘디지털 신뢰’이며, 그 위에 규제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사이먼 밀너 메타 아태 정책 부사장은 "규제 자체보다도 정책 입안자들이 AI를 제대로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기존 법체계의 유연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칼리스타 레드먼드 엔비디아 AI 이니셔티브 부사장은 "AI 가드레일과 개인정보 보호는 당연하지만, 공공과 민간이 힘을 합쳐 산업 전반을 연결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AI 문해력을 갖춘 인재 양성이 무엇보다 필수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포럼 내 기업 전시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국내외 기업, AI 기술·전략 뽐내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국내외 주요 AI·디지털 기업들이 참여한 기업 전시회도 함께 열렸습니다. SK텔레콤은 '에이닷 4.0' 기반 챗서비스 모델이 4컷 만화를 구현하는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사 언어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텍스트를 원하는 음성으로 변경하는 서비스를, 카카오는 AI 가드레일 모델 '카나나 세이프가드'로 유해 콘텐츠 등 위험 요소들을 방어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포티투마루는 공공 행정 및 지자체에 적용 중인 자체 언어모델 'LLM42'을 소개하면서, RAG 기술 기반으로 경량 언어모델 시장을 공략 중임을 알렸습니다. 이스트소프트는 '페르소 AI 라이브 챗'을 통해 기업 비즈니스 환경에 유연하게 적용 가능한 AI 솔루션을 공개했습니다. 한편 메타, 구글, 비자 등 글로벌 기업도 참여해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AI 어시스턴트 등을 두루 소개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인천 송도=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