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독주 막아라"…이커머스 '연합전선' 강화

네이버·컬리 협업, 신세계·알리 합작법인…경쟁 구도 변화 촉각

입력 : 2025-09-16 오후 3:45:03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이 '쿠팡 독주' 체제에서 다극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네이버, 컬리, 신세계, 알리바바 등 주요 기업들이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판을 짜면서, '포스트 쿠팡'을 향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입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컬리는 지난 4월 전략적 협력 관계를 공식화한 이후 공동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상품, 물류 전반에 걸친 협업을 추진해왔습니다. 그 결과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에 '컬리N마트'라는 합작 서비스를 정식으로 선보였죠. 
 
소비자들은 전날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새벽 시간에 컬리의 신선식품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상품을 한 번에 받아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컬리가 식품 및 뷰티 중심의 이커머스 백화점을 지향했다면, 이번 협업을 통해 생활밀착형 상품군을 추가하여 일상 장보기 플랫폼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됐습니다. 
 
컬리N마트 홈페이지 상단 이미지 캡처.
 
이번 협업은 양사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네이버는 부족했던 신선식품 카테고리를 보완하고, 컬리의 새벽배송 운영 노하우를 통해 배송 품질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죠. 반면 컬리는 국내 1위 검색 플랫폼인 네이버의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신규 고객 유입을 기대할 수 있으며, 주문량 증가에 따른 물류 단가 절감 효과도 기대됩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업이 쿠팡의 핵심 서비스인 신선식품 배송 로켓프레시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쿠팡이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했던 '새벽배송+신선식품' 시장이 본격적인 다자 경쟁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또 다른 변수로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법인(JV) 출범이 있습니다. 양사가 추진 중인 '그랜드오푸스홀딩스(가칭)' 설립을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위는 이달 초 전원회의를 열고 심의를 마친 상태이며, 곧 승인 여부를 통보할 예정인데요.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기 어렵지만, 심의는 종료되었고 이제 통보만 남았다"고 전했습니다. 승인이 이뤄질 경우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새 법인 산하로 편입되며, 한·중 합작 이커머스 기업이 탄생하게 됩니다. 다만, 양사는 법적으로는 동일한 지주회사 아래에 놓이지만, 운영은 기존처럼 독립적으로 유지됩니다. 
 
업계는 이번 합작을 통해 G마켓은 알리바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역직구(해외 직접 판매) 시장을 확대하고, 알리바바는 신세계와 협력해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알리바바가 기존 외국인 투자기업(FDI) 혜택을 포기하고 한국 법인으로 전환한 것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당초 올해 상반기 중 승인이 예상되었으나, 일정이 다소 지연된 바 있습니다. 특히 공정위가 해당 합작법인을 오픈마켓으로 볼 것인지, 해외 직구 플랫폼으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의가 길어졌다는 후문도 있는데요. 공정위의 판단 결과에 따라 향후 국내 이커머스 지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업계는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 컬리, 신세계, 알리바바 등 주요 사업자들의 잇따른 협업이 단기간 내 쿠팡의 시장 지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연합체들이 등장함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권은 넓어지고, 쿠팡이 독점해온 일부 분야에서는 다자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쿠팡, 네이버, 그리고 알리-G마켓 연합이 각자의 무기를 앞세워 경쟁하고 있는 양상이며, 향후 1~2년 사이에 이 경쟁 구도가 어떻게 진화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지유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