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 내실 경영 '빨간불'…실적·신약 고전

연구개발보다 점안제 베트남 CMO 집중…수주 실적 관건
개량신약 '레바케이점안액' 제조업무정지…성장세 지지부진

입력 : 2025-09-15 오후 3:26:24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삼일제약(000520)이 오너 3세 허승범 대표이사 회장 경영 체제 4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실적 성장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신약 부문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일제약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손실이 84억8501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전년 동기 13억9221만원에 달했던 순손실은 155억7861만원으로 늘어 적자 폭이 대폭 확대됐습니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3% 급감한 동시에 56억2880만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며 수익성이 급격하게 악화됐지만 여전히 실적 반등의 기회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았던 개량신약 레바케이 점안액은 출시 2년 만에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받으면서 시장 안착에 고전하고 있습니다. 의약품은 제조관리기준서와 제품표준서 등에 따라 정확히 제조해야 하고, 작성된 기준서 및 지시서를 준수해야 하지만 레바케이 점안액은 기준서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사유였습니다. 레바케이 점안액은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업무정지 1개월 행정 처분을 받아 출하 공백이 발생했고 이는 연 매출 등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레바케이 점안액은 성인 안구건조증 환자의 각결막 상피 장애에 효과를 보이는 개량신약으로 눈물막 파괴와 마찰력을 효과적으로 개선해 현탁액 특유의 자극감을 줄인 점이 특징이죠. 레바케이 점안액은 출시 당시 업계에서 연 매출 200억~300억원을 올리며 안구 건조 치료제 시장의 판도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주요 제품 매출 공시에 드러나지 않고 있으며, 실제 매출 비중도 미미한 수준으로 알려집니다. 
 
신약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수익성도 악화되는 상황에서 삼일제약은 추가 성장 동력으로 투자하고 있는 사업 부문에서 성과를 내야 하죠. 삼일제약은 신약 연구개발 R&D 투자보다는 위탁생산(CMO)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최근 2년간 삼일제약이 전체 매출액에서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중은 2%대에 불과합니다. 영업이익 감소 부담이 큰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베트남 점안제 CMO에서 수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삼일제약은 지난해 10월 대만 소재 제약사 포모사와 5년간 2000만달러 규모의 APP13007 CMO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다만 신약에 대한 CMO 계약은 일반적인 CMO 계약과 달리 계약 체결만으로 연간 매출 규모를 산정할 수 없어 계약 금액에는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수익이 CMO에서 창출되기 위해서는 꾸준한 수주실적과 품질 유지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제윤 KB증권 애널리스트는 "APP13007 CMO 계약은 삼일제약의 초기 매출처가 확정된 것으로 해석되며 제품 출시 이후 판매량에 맞춰 나오는 스팟성 계약이 실제 매출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서울 방배동에 위치한 삼일제약 본사. (사진=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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