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청년층은 진학과 취업을 이유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쏠린 반면, 중장년층은 쾌적한 자연환경을 찾아 탈수도권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10년대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정부부처 세종시 이전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인 유출이 있었으나 '반짝 효과'에 그칠 뿐, 수도권 인구 유입세는 여전히 강했습니다. 수도권 인구 집중이 이어지면서 오는 2052년에는 서울·경기·인천에 거주하는 인구가 전체의 53%를 넘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5극(수도권·대경권·동남권·중부권·호남권)·3특(강원·전북·제주) 전략, 거점 국립대 강화 등 이재명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수도권 인구 쏠림 심화…향후 30년간 이어진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 이동'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순이동(총전입-총전출)은 4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2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수도권 인구는 2000~2010년 순유입 추세에서 2011년 처음으로 전입보다 전출이 많은 순유출로 전환했습니다. 이후 2016년까지 순유출을 기록하다가 2017년 다시 순유입으로 전환, 현재까지 유입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1~2016년 수도권 인구가 순유출을 보인 것은 2012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과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 등의 영향이 컸습니다. 수도권 집중 현상을 완화하려는 역대 정권의 노력이 지속됐음에도 반짝 효과에 그칠 뿐, 수도권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수도권 인구는 2020년 처음으로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이후 지난 4년간 같은 흐름이 이어져왔습니다. 이 같은 수도권 인구 집중 현상은 향후 30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통계청이 실시한 시도별 장래인구추계(2022년 기준) 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인구 비중은 2020년 50.2%에서 2030년 51.6%, 2052년 53.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들어오는 젊은이·나가는 늙은이…'1인 이동'도 급증
통계청은 지난 2020년에도 관련 통계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특히 5년 만에 내놓은 이번 통계에서는 청년층(19∼34세)와 중장년층(40∼64세)을 구분해 인구 이동 특성을 분석한 점이 눈에 띕니다. 세대별로 보면 청년층은 수도권으로 순유입이 지속되는 반면, 중장년층은 2007년부터 줄곧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청년층의 수도권 순유입은 6만1490명으로, 지난 20년간 최소 3만4000명에서 최대 10만명씩 증가 추세를 보여왔습니다. 수도권 안에서도 경기와 인천은 내내 청년층 유입은 확대됐고, 주거비가 상대적으로 비싼 서울 역시 2016년부터 줄곧 청년층 인구의 순유입 증가 추세가 지속됐습니다. 반면 장년층은 2007년 이후 매년 순유출이 이뤄졌고, 지난해에는 1만8000명이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빠져나갔습니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사유로는 직업이 전체의 4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후 가족(24%), 교육(12.4%), 주택(10.9%) 순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주택 사유로의 이동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교육 사유로의 이동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특히 청년층 순유입 사유는 지난해에만 일자리가 90%가 넘을 정도로 비중이 높았고, 이어 대학 진학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중장년층은 자연환경, 주택, 직업 사유 등의 이유로 순유출을 보였습니다.
가족 없이 혼자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또는 수도권 안에서 거처를 옮기는 '1인 이동'도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혼자 이동한 비중은 전체의 77.9%, 반대로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한 비중은 74.0%로 나타났습니다. 2004년과 비교하면 각각 20.0%포인트, 17.4%포인트 증가한 수치입니다. 수도권 내부에서의 1인 이동 비중도 2004년 32.5%에서 2024년 49.7%로 늘었습니다. 청년 1인 가구는 직업과 교육을 위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의 순유입이 많고, 중장년층 1인 가구는 직업과 자연환경 사유로 순유출이 많았습니다.
청년층을 중심으로 수도권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