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00대 기업 성장 속도…“중국이 한국 6배”

세계 2000대 한국 기업, 10년 새 66→62개
성장 속도…한국 15%·미국 63%·중국 95%
상의 “무서운 신인 배출 위해 패러다임 바꿔야”

입력 : 2025-09-23 오전 9:01:19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글로벌 2000대 기업의 성장세를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중국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한국에 비해 6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지난 10년간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진입한 미국과 중국 기업이 크게 늘어난 데 반해 한국 기업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서울 도심 속 마천루의 모습. (사진=뉴시스)
 
2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미국 경제지 포브스 통계를 분석해 발표한 글로벌 2000대 기업의 변화로 본 한·미·중 삼국지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속한 미국 기업은 10년 전(2015) 575개에서 현재 612개로 6.5% 늘어났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은 180개에서 275(52.7%)로 급증한 반면, 한국 기업은 66개에서 62개로 6.1% 감소했습니다
 
기업 생태계의 성장세도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한국 기업의 합산 매출액은 10년간 15000억달러에서 17000억달러로 15% 증가했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은 119000억달러에서 195000억달러로 63% 증가했고, 중국은 4조달러에서 78000억달러로 95% 늘었습니다. 한국 기업과 비교하면 미국은 4.2, 중국은 6.3배 성장 속도가 빠른 셈입니다. 대한상의는 중국의 기업 생태계가 신흥 강자를 배출해서 힘을 키웠다면, 미국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IT를 활용한 탈바꿈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미국은 엔비디아(매출 성장률 2787%), 유나이티드헬스(314%), 마이크로소프트(281%) 등 첨단산업·헬스케어 기업이 성장을 주도했습니다. 또한 스톤X(금융상품 중개·매출액 1083억달러), 테슬라(전기차·957억달러), 우버(차량공유·439억달러) 등 새로운 분야 기업들이 신규 진입하며 기업 생태계 성장의 속도를 높였습니다
 
중국은 알리바바(이커머스·1188%), BYD(전기차·1098%), 텐센트홀딩스(온라인미디어/게임·671%) 등 첨단기술·IT 분야 기업들이 주로 성장을 이끌었고, 파워차이나(에너지·849억달러), 샤오미(전자제품·509억달러), 디디글로벌(차량공유·286억달러) 등 에너지·제조업·IT를 포함한 다양한 산업군에서 성장 동력을 마련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SK하이닉스(215%), KB금융그룹(162%), 하나금융그룹(106%), LG화학(67%) 등 제조업과 금융업이 성장을 이끌었고, 새로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진입한 기업은 주요 금융기업들(삼성증권, 카카오뱅크, 키움증권, iM금융그룹, 미래에셋금융그룹 등)이었습니다
 
대한상의는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기업의 성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며 “기업이 성장할수록 지원은 줄고 규제는 늘어나는 역진적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한 기업 지원 시 균등한 배분보다는 될 만한 프로젝트에 집중할 것을 권했습니다. 영국의 섹터 딜을 참고해 산업계에서 투자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정부가 협상을 거쳐 프로젝트에 매칭, 지원하면 프로젝트에 속해 있는 대·중소 기업 모두에게 필요한 지원이 분배된다는 개념입니다
 
아울러 규제가 필요하다면 사전 규제보다 사후 처벌’, ‘규모별보다 산업별 제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도록 하는 열린 규제가 필요하고, 기업 사이즈별 차등 규제보다는 산업별 영향평가를 실시해 규제를 걷어내자는 주장입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한 해에 중소기업에서 중견으로 올라가는 비중이 0.04%, 중견에서 대기업이 되는 비중이 1~2% 정도라며 미국이나 중국처럼 다양한 업종에서 무서운 신인 기업들이 빠르게 배출되도록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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