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소노 첫 단추인 ‘복지 통합’부터 삐걱

‘통합복리후생’ 투표, 찬성 과반 안 돼
소노 “기존 복리후생 제도 유지 결론”

입력 : 2025-09-23 오후 2:12:52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091810) 인수 후 사실상 하나의 그룹사로 나아가기 위해 복리후생 통합을 추진했지만 무산됐습니다. 소노 직원들이 티웨이항공의 우대항공권 사용 등을 포함한 개편안이 티웨이 임직원 투표에서 찬성률이 과반을 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통합 항공·레저 그룹으로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첫 시도부터 삐걱거리면서, 향후 경영 운영 통합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서울 강서구 하늘길에 위치한 티웨이항공 항공훈련센터. (사진=티웨이항공)
 
23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티웨이항공은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임직원을 대상으로 ‘소노 직원 우대항공권 이용 허용’ 등의 내용을 포함한 ‘통합복리후생’ 복지 개편안을 놓고 무기명 전자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찬성률이 과반에 미치지 못하면서 현행 제도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우대항공권은 항공사 직원과 직계 가족이 자사 항공편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또는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복지입니다. 다만, 탑승 확정이나 예약 우선권에서는 티웨이 직원이 앞서는 방식으로 차등을 뒀습니다. 
 
또한, 기존 티웨이 임직원 및 자녀 결혼 시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던 복지가 본인 결혼으로 축소되는 대신, 자녀 입학 축하금 제도가 새로 신설됐습니다. 초등학교 입학 시 5만원,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각각 10만원, 20만원을 도서문화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건강검진 지원도 기존 10만원 수준에서 20만원 실비 지원으로 강화됐습니다. 
 
이처럼 일부 항목은 신설·보강됐음에도 직원 다수는 익숙한 기존 복지 체계를 유지하는 편을 택했습니다. 특히 소노 직원에게 우대항공권을 개방하는 데 대해 거부감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익명을 요청한 티웨이항공 한 관계자는 “개인마다 통합복리후생안에 대한 생각은 다르겠지만, 항공사의 대표 복지인 우대항공권을 소노 직원에게까지 개방하면 아무래도 제한적인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개편안에는 티웨이 직원들이 소노 계열 호텔과 리조트를 우대 조건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상호 혜택도 포함됐지만, 우대항공권을 뛰어넘는 매력적인 복지라고 생각하지 않은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첫 시도부터 무산된 이번 복지 통합이 향후 경영 통합 과정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합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복리후생은 직원 체감도가 큰 사안인 데다 티웨이, 소노 서로 다른 문화가 얼마큼 융합이 가능한지를 알아보는 척도인데 통합이 좌초되면서, 향후 조직문화나 운영 체계 통합에서도 적잖은 마찰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라고 했습니다. 대명소노 관계자는 “투표 결과에 따라, 기존 복리후생 제도를 변경 없이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2월 예림당으로부터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며 티웨이항공 최대 주주에 올랐습니다. 대명소노는 항공과 호텔·리조트를 결합해 ‘통합 레저그룹’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혀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첫 단계로 내놓은 복지 통합이 직원 반대에 부딪히면서, 향후 통합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현재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 임직원들은 각각 서울 잠실과 강서구 항공훈련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으나, 내년 상반기부터는 서울 마곡에 마련된 통합 사옥으로 함께 출근할 예정입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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