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9천억 마일리지 부채…‘전용 노선’ 확대

푸껫과 프랑크푸르트 신설
마일리지 장부상 ‘부채’ 부담

입력 : 2025-09-25 오후 3:05:22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9000억원에 달하는 마일리지 부채를 떠안고 있는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해 마일리지 전용 항공편을 유럽과 동남아로 확대합니다. 대상 노선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태국 푸껫으로, 해당 지역에 마일리지 전용편이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이 운용 중인 A350. (사진=아시아나항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다음 달 29일부터 12월31일까지 인천~프랑크푸르트 20편, 10월28일부터 12월26일까지 인천~푸껫 18편을 각각 주 1회씩 운영할 계획입니다. 공제되는 마일리지는 프랑크푸르트 노선 편도 기준으로 이코노미 클래스 3만5000마일, 비즈니스 클래스(비즈니스 스마티움) 6만2500마일, 푸껫 노선 편도 기준 이코노미 클래스 2만마일, 비즈니스 클래스 3만마일입니다. 
 
업계는 아시아나가 장거리 유럽과 인기 휴양지인 동남아 노선으로까지 전용편을 확대한 점을 재무 전략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마일리지는 항공권 구매나 제휴 카드 이용 등을 통해 적립되지만, 회계상으론 ‘미사용 수익’ 혹은 ‘계약상 부채’로 처리됩니다. 고객이 쓰지 않으면 계속 부채로 남는 구조라 누적될수록 재무 부담이 커집니다. 사실상 고객에게 반드시 돌려줘야 하는 성격 탓에 ‘이연수익’으로 잡힙니다. 
 
아시아나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시아나의 마일리지를 금액으로 환산한 이연수익은 9293억원으로, 지난해 말(9608억원) 대비 315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습니다. 여전히 마일리지가 상당하는 의미입니다. 이에 따라 전용편 확대는 단순 고객 편의뿐 아니라 재무 부담 완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특히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제도는 내년 통합과 함께 단일 체계로 바뀔 예정입니다. 항공권 구매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산정 방식이 비슷해 전환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카드 적립에 따른 마일리지입니다. 카드 적립 마일은 대한항공 가치가 더 높아 아시아나 0.7~0.8 수준일 때 대한항공 1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 통합 이후 아시아나 고객이 불리해질 수 있어, 통합 전 미리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결국 아시아나는 마일리지 전용편 확대를 통해 부채 성격의 미사용 마일리지를 줄이고, 동시에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으며, 통합 마일리지 제도 개편 논란에 따른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미주 노선에서 전용편을 운항한 적은 있었지만, 프랑크푸르트와 푸껫은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국제선에서 마일리지 사용처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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