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덕산테코피아, 3년 적자에 재무 악화…한계기업 전락 '위기'

상반기까지 3년째 적자…부채비율 2년 새 4배
이자 부담에 3년째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록
전해액 등 신규 사업 성과 달성 절실

입력 : 2025-10-1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일 11: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덕산테코피아(317330)가 3년째 연속 적자를 지속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만기를 앞둔 차입금이 현금성 자산을 크게 웃도는 구조적 불균형 속에서 이자비용 부담까지 커지며 한계기업 전락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투자업계에서는 반도체 전구체와 의약품 중간체, 전해액 등 신규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 재무 압박과 장기적 성장 기회가 교차하는 기로에 놓였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덕산테코피아)
 
3년 연속 적자 지속 ‘가능성’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유기재료와 반도체 전구체 전문기업 덕산테코피아가 3년째 연속 적자를 지속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2023년 62억원, 2024년 30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184억원의 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108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더욱 커졌다.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주요 재무지표도 심각하게 악화되면서 시장에서는 한계기업 전락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덕산테코피아의 부채비율은 2022년 46.9% 수준에서 2023년 179.1%로 급등했고, 지난해에는 222.2%까지 치솟았다. 2년 새 4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현금성자산도 단기간 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보다 훨씬 작은 상태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53억원,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총 현금성 자산은 978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단기차입금은 1397억원, 유동성전환상환우선주부채 436억원 등 단기성 부채가 1833억원에 달해 현금성 자산보다 약 800억원 이상 많았다. 특히 유동성전환상환우선주부채는 상환 의무가 있어 단기적 유동성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자발생부채도 적지 않아 이자비용이 크게 늘었다. 올 상반기 이자비용은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32억원) 대비 약 4배 증가했다. 적자 지속과 이자비용이 급증하며 이자보상배율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 올 상반기에도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실적 부진과 차입 의존도 확대, 이자비용 급증이 겹치면서 덕산테코피아는 한계기업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계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음을 뜻한다.
 
 
적자 지속에도 신사업 확장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덕산테코피아의 성장 모멘텀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덕산테코피아는 반도체 증착 공정에 필요한 전구체를 대부분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으며, 대표 제품인 HCDS는 삼성전자 내 점유율 6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천안 3공장 준공 이후 DRAM과 파운드리향 신규 아이템까지 확보하며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천안 1~3공장의 전구체 생산능력은 약 9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신사업 부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 2분기 의약품 중간체 부문에서 첫 양산 매출 20억원을 기록하며 내년 하반기에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자회사 덕산일렉테라 미국 공장이 준공됐으며, 7월부터는 전해액 양산 매출이 개시됐다. 미국 공장은 12만평 부지에 10만톤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주요 고객사는 센트럴글래스, 틴치, 북미 전기차 제조사 등이다.
 
현재까지 확보한 전해액 물량은 2025~2027년 기준 8만톤으로 EV 60%, ESS 4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회사가 올해 전해액 매출은 169억원, 내년에는 1050억원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덕산테코피아는 또 의약품 중간체 사업 확장에 따라 GMP 2공장 신축을 진행 중이며, 투자금액은 260억원, 내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투자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바탕으로 의약품 중간체 사업 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수익성과 유동성이 동시에 떨어진 상태에서 이 같은 사업 확장이 재무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교보증권(030610)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덕산테코피아가 전통적인 반도체 전구체 부문에서 지위를 강화하고, 의약품 중간체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단기적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재무 부담과 성장 준비 과정이 병행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IB토마토>는 덕산테코피아 측에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수익성 개선 전략 및 재무구조 개선 방안, 향후 투자 규모와 이를 감당할 자금 조달 계획 등에 대해 질의하고자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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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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