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3분기 실적 6889억…가전사업 부진 장기화

영업익 전년비 8% ↓…전장으로 '선방'
인포테인먼트 장비, 영업익 최대 8%
관세 피해 지속…인도 상장, ‘반전’ 도모

입력 : 2025-10-13 오후 1:31:47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LG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6889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를 보였습니다. 전장 사업이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하며 선방해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TV와 모니터 등 가전 사업은 미국 상호관세에 따른 피해로, 수익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전자 본사 트윈타워 모습. (사진=연합뉴스)
 
LG전자는 13일 공시를 통해 올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LG전자의 3분기 매출액은 21조8751억원, 영업이익은 688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4%, 8.4% 하락한 수치입니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추락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이를 상회하는 실적을 나타냈습니다. 
 
전장(VS)사업본부와 자회사 ZKW(램프), LG마그나(전동장치) 등 3대 축으로 분리된 전장 사업이 이번 3분기 높은 규모의 수익성을 거둔 것이 그 배경입니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에서 3분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자회사들의 램프와 전기차 구동 부품 사업에서 사업 구조 효율화가 빨라지고 있으며, 높은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향후 안정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LG전자의 전장 사업모델은 현재 제품에서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IFA 2025’에서 전장 사업에 대해 자사 기업간거래(B2B)의 핵심이라며 “굉장히 큰 힘으로 뻗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조 사장은 “전장 사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IVI(인포테인먼트 장비)가 7~8%대 이익을 내고 있다”며 “램프(자회사 ZKW)도 하반기 흑자를 내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TV 사업을 맡은 MS사업본부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으로 상반기 실적에 심한 타격을 입은 MS사업부는 글로벌 TV 판매 경쟁이 심화되면서 3분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습니다. 아울러 긴축 경영에 따른 희망퇴직으로 퇴직금 지급 등 일회성 비용도 발생했습니다. 
 
LG전자가 현재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건설하는 공장의 조감도. (사진=LG전자)
 
미국 수출 물량의 관세 부담과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등의 여파도 3분기 HS사업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 행정부의 철강 파생품목 관세 50% 부과 등이 3분기에 본격 시행되면서 한국에서 들어오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의 원재료 단가가 높아진 상황입니다. 
 
LG전자는 이러한 가전 사업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인도 법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되는 자금을 투자한다는 방침입니다. 오는 14일 인도 증시에 상장되는 LG전자 인도 법인으로 LG전자는 최대 1조8000억원을 조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LG전자는 이 자금을 인공지능(AI)나 로봇 등 신사업 비용으로 사용해 미래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계획입니다. 
 
아울러 미래 먹거리로 결정한 냉난방공조(HVAC) 사업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입니다. HVAC사업을 하는 LG전자 ES사업본부는 최근 북미와 중남미, 중동,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분야에서 대규모 수주를 받고 있습니다. ES사업부는 이를 레퍼런스로 삼아 여러 국가에 추가적으로 공급해갈 예정입니다.
 
LG전자 관계자는 “TV 사업은 타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고한 ‘글로벌 사우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차세대 기술로 평가받는 데이터센터향 액체 냉각 솔루션의 상용화도 차질 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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