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부총리급 과기정통부 첫 국감…전산망 화재·딥페이크·R&D 삭감 공방

국가 전산망 화재, 대통령 대응 두고 여야 충돌
'딥페이크·AI 안전' 여야 모두 공감대 형성
R&D 삭감 논란 재점화…"청년 연구자 실직 급증"
보안 사고 질의는 뒷전…"해킹 대응 예산 줄었다" 비판

입력 : 2025-10-13 오후 8:25:35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부총리급 부처로 격상된 이후 처음 열린 국감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전산망 화재·딥페이크·R&D 삭감 등과 관련해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다만 국가 전산망 화재에 질의가 집중되면서 다른 사안들은 상대적으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 모습이었습니다.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방위의 과기정통부 대상 국감에서 배경훈 부총리는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며 AI 및 과학기술 분야의 중점 추진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정부는 GPU 5만장 구축 목표를 2028년까지 조기 달성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2030년까지 20만장 확보를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2026년 AI 예산을 10조1000억원 규모로 편성,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하고 R&D 투자액은 35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확보했습니다. 배 부총리는 "AI 안전과 신뢰 체계를 정비해 AI 기본법 기반의 제도화를 추진하겠다"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재발 방지책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 전산망 화재, 대통령 대응 두고 공방 
 
이날 국감에서는 국가 전산망 화재를 두고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 전산망 화재 후 48시간이 지나서야 대통령 주재 중대본 회의가 열렸다"고 질타했습니다.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 전산망 화재라는 위기 상황에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반면 여당은 윤석열정부 시절 관리 예산 삭감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우영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정권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리 예산을 대폭 삭감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은 "윤석열정부건, 이재명정부건 대한민국은 관료제 국가인데 관료들이 자세를 바꾸고 무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 이런 사태가 반복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딥페이크·AI 안전, 여야 한목소리 
 
이날 국감에선 AI를 활용한 딥페이크 가짜뉴스 문제가 다뤄지면서 AI가 '디지털 괴벨스'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AI 생성 영상이 정치 여론 조작에 악용될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기술적 기회이자 동시에 사회적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왜곡 방지 장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민희 위원장은 AI 기본법 하위 법안에서 딥페이크 관련 워터마크가 문제될 수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최 위원장은 "워터마크 표기 기준을 기계가 판독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각종 딥페이크에 대해 기계가 피해를 보는 게 아니라 사람이 보는 것이기 때문에 기계가 아닌 사람이 판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배경훈 부총리는 "AI 안전연구소를 중심으로 딥페이크 방지 기술 R&D를 진행하고 있다"며 "남용 방지를 위한 기술적 안전장치와 제도 정비를 병행하겠다"고 답했습니다. 
 
R&D 삭감 논란…전 정부 15% 삭감 
 
황정아, 노종면, 이주희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정부 시절 R&D 예산 삭감을 문제 삼았습니다. 이들은 "윤석열정부 시절 R&D 예산이 2023년 31조1000억원에서 2024년 26조5000억원으로 약 15% 삭감돼 국가 혁신 생태계가 초토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연구자 실직이 급증하고 있으며 실직자의 70%가 30대 이하의 청년 연구자"라고 지적하며 "정부가 연구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않아 해외로 떠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배 부총리는 "2026년까지 기초 연구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기초연구 비율 의무화를 법제화해 연구 생태계를 복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기업 보안 사고에도 해킹 질의 부족 
 
올해만 SK텔레콤(017670), KT(030200) 등 주요 기업의 보안 사고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날 과기정통부 국감에선 AI나 국가 전산망 화재 문제만큼 충분한 질의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해킹 장비를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조 의원은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스파이장비를 구매할 수 있었고 통관 절차도 없었다"며 국감장에서 스파이장비를 직접 시연했습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과기정통부의 사이버 및 정보보호 예산이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박 의원은 "북한은 군단급 해킹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해킹을 하고 있다"며 "기관뿐 아니라 기업도 털리는데 예산을 삭감하면 어떻게 하냐"고 말했습니다. 이에 류제명 과기정통부 2차관은 "AI 기반 침해 대응 체계 구축 등 신규 사업이 있어 정보보호 분야 전체 예산은 늘었다"고 해명했습니다.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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