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탈동남아’ 가속화에…태양광업계 ‘반사이익’

중 ‘탈동남아’, 세액공제 배제·초고율 관세 원인
OCI홀딩스, 중국계 태양광 기업 공장 지분 매입

입력 : 2025-10-16 오후 2:47:28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의 견제로 동남아시아에 진출했던 중국계 태양광 기업들의 ‘탈동남아’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 태양광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액공제 배제와 초고율 관세 부과 등으로 중국 기업들의 미국 수출이 사실상 막히자, 동남아 현지 투자와 생산 설비를 축소하고 공장 매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동남아 내 미국 수출용 공급망을 구축할 기회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OCI홀딩스가 지분 65%를 인수한 베트남 웨이퍼 공장의 조감도. (사진=OCI홀딩스)
 
최근 동남아에 진출한 중국계 태양광 기업들이 공장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OCI홀딩스는 이달 말 완공하는 엘리트솔라파워의 베트남 공장 지분 65%를 사들였다고 지난 13일 발표했습니다. OCI홀딩스는 지분 취득에 7800만달러(약 1112억원)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인수로 OCI홀딩스는 태양광 패널의 핵심 원료인 폴리실리콘에 이어, 다음 단계인 웨이퍼 생산능력까지 자체적으로 확보하게 됐습니다. OCI홀딩스가 인수한 베트남 공장은 연간 2.7기가와트(GW) 규모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엘리트솔라파워는 당초 이 공장을 이달 말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미국이 본격적으로 동남아에 진출한 중국계 태양광 기업들을 견제하기 시작하면서 완공 직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는 지난 7월 미국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과시키면서 사실상 미국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중국 자본이 25% 이상 들어간 태양광 소재를 사용하는 사업자를 재생에너지투자세액공제(ITC)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미 상무부가 동남아 4개국(태국·베트남·캄보디아·말레이시아)에 있는 중국계 기업들에 최소 47%에서 최대 35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가진 한화큐셀에 부과된 관세는 14%에 불과합니다. 
 
외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룽지에너지의 베트남 법인인 비나솔라는 현지 공장 인력을 수백 명 감축했으며, 트리나솔라는 태국 내 태양광 패널 공장 한 곳의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뉴이스트솔라에너지의 캄보디아 공장 역시 2023년 말부터 생산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중국 태양광 기업들은 2020년부터 동남아에 생산 거점을 잇따라 세웠습니다. 인건비가 낮고,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반덤핑 관세를 우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미국의 태양광 패널 수입량은 총 55GW로, 이 가운데 88%(약 48GW)가 동남아서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태양광업계는 중국의 이탈로 생긴 공백을 메우며 동남아에서 미국 수출용 공급망 구축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는 폴리실리콘이나 웨이퍼 등 핵심 소재 생산시설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후방산업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 미국으로 향하는 수출 기반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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