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스페인'..유럽 재정위기 재고조

안정기금 확대 관련 EU 정상회의 결정 주목

입력 : 2010-12-16 오전 9:33:50
[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스페인에 대해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면서 유럽발 재정위기 우려가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무디스는 스페인에 대해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스페인이 빚을 갚기 위해 시장에서 조달해야 할 금액이 매우 높다"면서 "현재 상황에서는 차환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등 검토 이유를 설명했다. 무디스는 'Aa'인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월가에서는 그리스와 아일랜드에 이어 스페인이 구제금융 지원을 신청할 국가로 꼽히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스페인의 금융시장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와 유럽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독일 국채간 수익률 격차는 전날 2.47%포인트에서 2.54%포인트로 급등하고 있다.
 
무디스 측은 "그리스 등과 달리 스페인은 부도 위험은 없다"면서도 "스페인은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 등의 자금 소요가 커서 추가 자금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무디스가 스페인을 신용등급 하향 조정 대상에 편입했다는 소식에 또다른 신용평가사인 '피치' 역시 스페인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1계단 강등했다.
 
피치는 이날 스페인 저축은행연합(CECA)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피치는 CECA의 장기채무 신용등급을 'AA-'에서 'A+'(부정적)로 한 단계 낮추고, 단기 외화표시 채무 등급 역시 'F1+'에서 'F1'으로 강등했다.
 
CECA는 스페인 저축은행을 대표하는 금융기구로, 스페인 저축은행들의 부실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서 재무 상태가 악화됐다.
 
스페인 신용등급 리스크와 스페인 저축은행연합 신용등급 강등 등 악재가 줄줄이 겹치면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재점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하지만 호세 마누엘 캄파 스페인 재무차관은 "무디스의 의견은 근거가 충분치 않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캄파 차관은 "스페인 채권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줄지 않을 것"이라며 "스페인은 내년도 재정긴축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16-17일 이틀 동안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의 올해 마지막 정례 정상회의에서 유럽정상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유럽의 재정위기 타개 방안을 최우선 어젠다로 올려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돼, 이 자리에서 EFSF의 기금 규모를 확대하기로 결론이 내려져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재정위기가 다소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한편, 같은 날 예정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이틀간의 경제회담 역시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 우려를 막을 만한 새로운 조치가 도출될 수 있을 지도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뉴스토마토 김민지 기자 stelo7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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