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시선은 '미·중'…오늘 세기의 '무역 담판'

트럼프 "펜타닐 관세 인하"…미·중 '무역 휴전' 임박

입력 : 2025-10-3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30일 한국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최근 양국의 무역 협상에선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 무역 전쟁의 확전을 자제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아가던 양국이 '휴전판'을 더욱 키우고 나섰습니다. 미국은 마약 펜타닐의 관세 인하 가능성을 꺼냈고,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를 검토하는 등 양국이 주고받기식으로 합의 지점을 넓혀가는 모양새입니다. '세기의 무역 담판'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 질서의 판도도 달라질 전망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관세 인하·대두 수입 '맞교환'…희토류 문제도 유예 가능성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시 주석과의 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펜타닐 관련 관세를 낮출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한국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펜타닐 상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관세를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국은 펜타닐에 대해 미국의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펜타닐의 원재료 단속 강화에 나서는 것을 조건으로 중국에 부과한 20%의 관세를 10%로 인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경우 미국의 대중 관세는 평균 55%에서 45%로 내려가게 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2기 집권 직후 중국이 펜타닐의 원재료 단속을 소홀히 한단 이유로 펜타닐 관세를 10% 추가 부과한 뒤 세율을 20%로 인상했습니다. 
 
대신 중국은 현재 사실상 수입이 중단된 미국산 대두에 대한 구매 재개를 약속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 26일 미 <CBS> 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상당량 구매할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의 구매 중단으로 큰 타격을 받은 미국 농민들이 구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결국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하와 중국의 대두 수입 재개를 맞교환하는 '상호 실익 거래'가 양국 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WSJ>은 "양국이 기존의 '관세 동결' 수준을 넘어, '관세 인하'와 '대두 수입 재개'라는 실질적 거래로 협상의 폭을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양국의 첨예한 의제 중 하나인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문제 역시 시행을 1년 연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양국은 지난 25~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진행한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의 100% 추가 관세 철회와 중국의 희토류 통제 1년 유예 방침에 잠정 합의한 바 있습니다. 이와 함께 양국이 서로 상대국 선박에 부과한 특별 입항료 또한 인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양국의 협상 내용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아서 향후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9년 6월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AI·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주목'…대만 문제는 '신중론'
 
중국의 경우,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개발 등 첨단기술에 대한 수출 규제를 미국이 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어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조치도 풀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양국이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반도체인 '블랙웰' 칩 사용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첨단기술에 대한 수출 규제 문제는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의 핵심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엔비디아의 최고 성능 AI 칩을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왔지만, 지난 7월 중국 전용 모델인 'H20' 칩에 한해 일부 규제를 완화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협상의 일환으로 '블랙웰' 칩 사용을 허가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여기에 중국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요구하면서, 미국이 대만의 독립에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있도록 압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실제 대만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수준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기간 우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30일 한국에 입국해 부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에 나설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나는 것은 2019년 6월 이후 6년 만이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엔 처음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성공적인 거래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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