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브룩필드, 미래에셋 계약금 미지급 논란…글로벌 신뢰 '흔들'

브룩필드 SIAC 패소에도 기한 넘기며 계약금 반환엔 무반응
한국 시장 확대하는 글로벌 운용사의 배짱장사에 시장 '우려'
미래에셋 민사소송전 '불가피'…IFC 매각도 차질 불가피 전망

입력 : 2025-11-03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1일 10: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지급된 계약금 관련 브룩필드자산운용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의 계약금 반환 판단에도 불구하고 브룩필드가 이에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시장에선 글로벌 운용사인 브룩필드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깨지는 것은 물론 향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민사 소송을 통한 가압류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적 소송 준비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1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자산운용에 대해 국제금융센터(IFC) 매각 계약금 반환이 기한이 도래했음에도 이행하지 않고 있다라며 사태 해결 촉구와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사진=미래에셋금융그룹)
 
미래에셋자산운용 측은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의 최종 판정에 따라 브룩필드가 지난 28일까지 계약금 2000억원 전액 반환과 지연이자 및 중재 관련 비용 일체를 배상해야 한다“라며 “지난 28일이 계약금 지급 기한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의 이행 조치나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은 것에 강한 유감과 우려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중재 판정은 국제 사회가 합의한 법적 구속력을 가진 최종 절차로 관련 규정에 따라 후속 법적 절차에 착수해 승인·집행 및 가압류 등 모든 강력한 법적 절차를 통해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제가 되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브룩필드 간의 분쟁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블룩필드는 IFC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4조1000억원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 세이지리츠'로 인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영업인가를 불허하면서 계약이 해지됐다.
 
계약 해지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브룩필드에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다. 하지만 브룩필드는 브룩필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리츠 영업 인가를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라며 반환을 거부해 4년간의 공방이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 13일 SIAC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손을 들어주면서 계약금 2000억원 전액 반환, 지연 이자 및 중재 관련 비용 일체에 대한 배상을 명령했다.
 
국내 사업 확대하는 브룩필드는 누구
 
브룩필드자산운용은 캐나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규모 대체투자운용사다. 현재 운용자산은 1조달러를 상회하고 글로벌 공적 연기금을 출자자(LP)로 두고 있다. 브룩필드는 지난 2016년 IFC를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브룩필드는 IFC 인수 이후 사업을 확대해 2022년 SK머티리얼즈의 산업가스 생산설비를 1조원에 인수하고 2024년엔 대림그룹과 함께 가산동 데이터센터 개발에도 참여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박준우 브룩필드자산운용코리아 대표 (사진=브룩필드자산운용)
 
업계에선 국내 부동산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확대를 이어가고 있는 브룩필드가 계약금 지급을 거부하는 것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에 브룩필드의 전반적인 사업 운영에서 2000억원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내부가 부실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실제 브룩필드 핵심 투자 자산인 IFC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계약 파기 이후에도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원매자와 협상에서 원매자 3조원대를 염두에 두는 데 반해 브룩필드는 4조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브룩필드 글로벌 본사도 최근 미국과 유럽 지역 오피스 시장에서 연쇄적인 디폴트가 발생했다. 브룩필드는 핵심 업무지역 오피스빌딩을 주요 사업 타깃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재택 근무의 확산과 이후 참아온 고금리 환경으로 해외 주요 업무 지구 오피스 가격 하락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제지 비즈나우에 따르면 브룩필드는 지난 8월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펨브로크 레이크스몰에 대한 2억5000만 달러 규모 모기지에 대해 채무불이행(디폴트)를 선언했다. 앞서 브룩필드는 지난 2023년에도 미국 로스엔젤리스(LA) 도심 부동산 관련 대출금 10억 달러 이상을 상환하지 못한 바 있다.
 
브룩필드 신뢰도 바벨탑처럼 무너질 수도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 사소한 징후가 반드시 여러 차례 발생한다는 통계 법칙이다. 운용자산(AUM)이 1조달러가 넘는 브룩필드 입장에서 2000억원 규모 계약금은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장에서 적용되는 기본적인 신뢰를 깨는 이번 사건은 대형사고를 알리는 징후일 수 있다는 점이 우려를 사고 있다.
 
IFC몰 (사진=IFC)
 
법조계에선 브룩필드의 지금 같은 무반응이 현재 브룩필드가 추진 중인 IFC 매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국제적으로 공신력이 있는 중재 판결을 바탕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법적 소송에 나선다면 브룩필드 패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계약금 반환을 위한 민사 소송을 통한 가압류를 진행한다면 매각 자체가 이뤄질 수 없을지도 모른다”라며 “고작 2000억원의 계약금을 지불하지 못해 조 단위 딜이 깨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투자업계에서도 이번 사건으로 한국에서 사업 확대를 이루는 브룩필드의 치명적인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B시장에선 트렉레코드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라며 “지금 상황에서 누가 브룩필드의 보유 포트폴리오를 매수할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시장의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 브룩필드는 여전히 공식적인 입장에 대해 답변을 피하고 있다. 
 
브룩필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공식적인 답변은 미국 본사 언론 대응 조직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라며 “구체적인 질문은 영문으로 된 메일을 통해서 해달라”라며 답을 피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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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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