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국내 조선업계는 3분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확대에 힘입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데 이어, 미국·카타르 중심의 대형 LNG 생산 프로젝트 재가동으로 신규 선박 발주가 본격화되면서 내년 수주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HD한국조선해양 LNG 벙커링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5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전년 동기(5439억원) 대비 3배가량 증가한 규모입니다. 호실적 배경으로는 LNG선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선박 비중 확대가 꼽힙니다. 국제적 친환경 정책 기조가 이어지며 LNG 수요가 늘어나자, 글로벌 LNG 운반선 시장점유율 1위인 국내 조선사가 수혜를 본 것으로 평가됩니다. 현재 국내 조선사들의 LNG선 매출 비중은 전체의 60~70% 수준입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요 LNG 수출국들이 생산 확대에 나서면서 LNG 운반선 발주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미 세계 최대 LNG 수출국임에도,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의 생산 확대 기조 아래 2029년까지 수출 용량을 두 배 가까이 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올 하반기 들어 미국에서만 5개 프로젝트가 승인되면서 LNG선 신조 시장에서 신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핵심 LNG 수출국인 카타르도 생산 확대 프로젝트를 재가동하고 있습니다. 카타르 국영 석유·가스 기업 카타르에너지는 지난해 4월 연간 LNG 생산능력을 기존 1억2800만톤에서 1억4200만톤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시장에선 최소 200척 규모의 LNG 운반선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카타르에 LNG선을 대거 수주한 경험이 있는 국내 조선사들에게는 이미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카타르 국영 해운사 나킬랏은 최근 한국수출입은행과 금융 협정을 맺어 LNG 운반선 25척 건조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이번 금융 계약으로 해당 신조는 한국 조선소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나킬랏은 카타르에너지의 LNG 증산 프로젝트와 연계된 대규모 선박 발주 프로그램의 핵심 사업자입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발주가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동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5년 하반기~26년 상반기 미국·카타르 중심의 신규 프로젝트용 LNG선 발주, 26년 하반기~27년 상반기 유럽과 아시아 수입국의 장기계약 체결에 따른 발주, 27~28년 노후 LNG선 교체 수요와 IMO 환경규제 대응에 따른 고효율 LNG선 중심의 발주 피크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김대성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100~110척, 29년 126척, 30년 127척의 LNG선 신규 수주가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LNG선 호황 사이클 진입과 동시에 조선사들이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