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유투바이오, 벤처지주 전환 앞두고 '이재웅 스왑 투자' 내홍

이재웅 전 쏘카 대표 대상 90억 규모 3자배정 유증 결정
쏘카 주식으로 현물출자…신규사업 전략적 투자자 유치
이사회 내부서도 주주가치 훼손과 성과 불확실성 우려

입력 : 2025-11-06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5년 11월 4일 18: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재혁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분자진단검사 관련 매출 공백을 메워야 하는 유투바이오(221800)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벤처지주회사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신규사업 진행을 위한 전략적 투자자로서 쏘카(403550)의 창업주 이재웅 전 쏘카 대표를 선택해 내홍에 휩싸였다. 회사는 신주를 발행해 쏘카 주식과의 스왑을 진행한다는 계획인데, 이사회 내부에서도 주주가치 훼손과 신규사업 성과의 불확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지배력 약화가 예상되는 최대주주는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신청까지 제기해 법정 다툼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사진=유투바이오 홈페이지)
 
대주주 변경 수반하는 주식 스왑에 시끌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투바이오의 최대주주 엔디에스는 지난달 31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유투바이오에 대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구체적으로 같은달 29일 유투바이오가 이사회 결의에 의해 발행을 준비 중인 기명식 보통주식 225만7000주의 신주발행을 금지해 달라는 내용이다.
 
앞서 유투바이오는 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결정을 공시한 바 있다. 대상자는 쏘카의 창업주인 이재웅 전 쏘카 대표이며, 신주 발행가액은 4000원으로 기준주가 대비 18%의 할증율이 적용됐다. 납입은 현물출자로 이뤄진다. 이 전 대표가 보유 중인 쏘카 보통주 77만8276주를 유투바이오가 양수하는 방식이다. 이는 9월30일 기준 쏘카 발행주식총수 3284만1902주의 2.3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유증 납입일 및 타법인주식 양수예정일자는 11월6일이다. 공시된 계획대로 유증 및 주식 양수가 이뤄지면 이 전 대표는 유투바이오 지분 16.66%를 보유하게 되며 단숨에 2대주주의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반면 유투바이오의 현 최대주주 엔디에스의 지분율은 30.13%에서 25.11%로 하락하게 된다.
 
우선 유투바이오 이사회 내부에서도 외부인사가 대주주가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표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사회 의사록에 따르면 A이사는 대주주가 늘어나는 것은 지배구조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또한 B 감사는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으며, 현물출자는 외부인사가 자기 보유 주식을 담보로 영향력을 확보하는 수단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물출자 방식은 회사의 캐시플로우에 영향이 없고, 회사는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개선이 필요한 것이지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갈린 사안에 대해 유투바이오 측과 최대주주간 합의마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모양새다. 이로써 유투바이오의 경영권과 주주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주발행 여부는 법원의 결정에 따르게 됐다.
 
 
  
벤처지주회사로 탈바꿈 추진…굳이 쏘카여야 했나
 
유투바이오 측은 유증 결정 공시에서 자금조달 목적으로는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이라고 명시했으며, 쏘카 구주 취득으로 신규사업 진행을 위한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한다고 기재했다. 유투바이오가 추진하고자 하는 신규사업은 벤처투자 사업이다.
 
코로나19 특수 효과로 2021년 506억원, 2022년 690억원까지 치솟았던 유투바이오의 매출은 엔데믹 이후 급격히 축소되면서 지난해 250억원까지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매출을 125억원으로 집계된다. 구체적으로 분자진단검사 관련 매출의 공백 발생이 주효했는데, 분자진단검사서비스 용역매출은 2022년 250억원에서 2024년 22억원으로 감소했으며, 분자진단 검사시약 등 상품 매출은 같은 기간 224억원에서 1억원까지 줄었다.
 
그 외 사업부문별 매출은 2022년 58억원에서 2024년 76억원으로 31.13% 증가한 일반진단 검사시약 등 상품 매출을 제외하곤 제자리 걸음 중이다. 구체적으로 2022년 111억원이었던 일반진단검사서비스 용역매출은 2024년 115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의료IT솔루션 상품매출은 1억원을 밑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CRO, 유투바이옴, 진단키트 제품, 대리점 소모품 등 기타 매출은 2022년 30억원에서 2024년 25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유투바이오의 입장에서 분자진단검사 관련 매출 공백을 메우고, 성장 동력을 되찾을만한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체외진단 검사 서비스 및 의료 IT 서비스 전문 기업인 유투바이오와 카셰어링 사업을 영위하는 쏘카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의문이 제기된다.
 
앞서 이사회의사록에서 유증 및 쏘카 주식 양수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제시했던 A이사는 유투바이오가 벤처지주회사가 된다고 해서 회사의 성장이나 이익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부분은 알 수 없고 비관적인 견해라고 짚었으며, B감사 역시 신규사업 성과의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특히 B 감사는 벤처지주회사가 결국 투자, M&A, 엑시트(매각)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의 구조인데, 유투바이오가 지금까지 해온 본업과 전혀 다른 분야라는 것. 또한 현 경영진이나 제안된 파트너, 즉 이 전 대표가 금융, 투자 운용 역량을 충분히 증명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안팎으로 여러 반대에 직면한 신규사업을 회사가 끝까지 추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투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당사가 추진하는 신규 사업은 '사업과 투자가 결합된 벤처지주회사' 모델이다. 안정적인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이는 사업 부문과 고성장 혁신 기업에 투자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투자 부문으로 구성된다"며 "새로운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대주주 측에서 제기한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유증 일정은 법원의 결정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당사는 법적 절차에 따라 이번 증자의 정당성을 성실히 소명할 것이며, 향후 진행 상황 및 결과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에 따라 공시 등 공식적 채널을 통해 안내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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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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