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 '기준금리 방향 전환' 진의 확인 D-2

입력 : 2025-11-25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오는 27일 올해 마지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최대 관심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외신 인터뷰에서 꺼낸 '방향 전환(even the change of direction)'의 진의를 확인하는 데 쏠려 있습니다.
 
지난 12일 이 총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현재 한은의 공식 입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한다는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의 폭과 시기, 그리고 정책 '방향 전환'을 할지 여부도 앞으로 나올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했습니다.
 
금리 인하에 대한 폭과 시기 부분에 대해 데이터를 참조할 것이라는 발언은 특별한 점이 없는데요. 그다음 코멘트가 시장 불안을 키웠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금리 인하 기조인데 '방향 전환'을 한다는 것은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입니다.
 
그간 7·8·10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하면서도 여전히 금리인하 기조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던 이 총재의 발언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으로 해석된 데 따른 것입니다. 단순히 금리 인하 기조를 늦추는 수준을 넘어 한은이 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방향 전환'이라는 표현에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크게 출렁였습니다. 이 총재의 발언이 전해진 날 한국 국채 대표 상품인 10년물 금리는 장중 연 3.3%를 찍으면서 연고점을 경신했습니다. 이 금리가 연 3.3%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입니다. 5년물도 이날 하루 새 0.1%p 급등했고, 3년물도 연고점을 돌파했습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현재 발행된 국채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아 매력이 떨어지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채권을 매각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결국 국채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채권의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입니다. 따라서 국채 금리가 상승하게 됩니다.
 
국내 경제 지표도 기준금리 인상에 설득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가격과 원·달러환율이 여전히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지 않습니다.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환율은 148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불과 3개월 전인 지난 9월 1380원대였던 원달러환율은 이달 25일 1477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보유중인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물론 한은에서는 곧바로 진화에 나섰습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통화정책의 방향이 그렇게 단기간에 바뀔 수는 없다"며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런 표현들을 계속 가져가야 할지를 전망 수치에 따라서 고민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소멸 국면일 뿐이지, 기준금리 인하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총재가 데이터에 입각해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했는데, 데이터상으로 금리 인하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불과 3개월 전인 9월에 1380원대였던 원·달러환율은 전날(24일) 1470원을 넘어선 상태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셋째 주(11월1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0.20% 올랐습니다.
 
경제성장이 더디면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됐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9%로 기존 8월 전망치인 0.8%보다 0.1%p 올렸고, 내년 전망치는 기존 1.6%에서 1.8%로 전망했습니다. KDI는 특히 내년에는 수출보다는 내수 시장의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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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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