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두산밥캣이 독일 건설장비 기업 바커노이슨 인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 다진 경쟁력을 기반으로 유럽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업계에서는 인수가 성사될 경우 규모의 경제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망합니다.
3일 두산밥캣은 공시를 통해 바커노이슨 인수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바커노이슨도 2일(현지시각) 두산밥캣이 바커노이슨의 지분 63%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을 두산밥캣이 공개 매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공시했습니다.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의 밥캣 인수(49억달러) 이후 두산그룹의 두 번째 대형 해외 인수합병(M&A)이 될 전망입니다.
두산밥캣의 인수 자금 조달은 무리 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바커노이슨의 시가총액은 14억유로(2조4000억원)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거래 금액은 20억유로(3조4164억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산밥캣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4억0024만달러(2조576억원)입니다. 업계는 금융 자금 등을 도입하면 인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진단합니다.
1848년에 설립된 바커노이슨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북유럽을 중심으로 유럽 소형 건설장비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업체로 평가됩니다. 전 세계 35개국 이상에서 직영 판매·서비스 조직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연간 기준 20억유로에 달합니다. 유럽 소형 건설기계 시장은 연간 약 16만대 수준으로 추산되며, 이 중 독일이 20% 이상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잠재 수요까지 고려하면 성장 여력이 상당하다는 분석입니다.
두산밥캣은 북미 시장에서는 확고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럽에서는 아직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올해 3분기 기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매출은 2억4600만달러로 전체의 16.1%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체코를 비롯해 독일, 프랑스 등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들만으로는 외형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는 분석입니다.
업계는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두산밥캣이 그간의 한계를 벗어나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두 기업 모두 소형 장비를 핵심사업으로 하고 있어 규모의 경제를 강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구개발(R&D)과 생산·유통 체계의 통합도 비교적 수월할 것이라는 의견입니다.
북미 중심이었던 매출 구조가 유럽으로 확장되면 글로벌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입니다. 김태영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건설기계 최대 수출국이었던 대미국 수출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시장 다변화 전략으로서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